'스톡옵션 세금부과' 미 상원 세제안에 IT업계 우려 고조
"행사도 못하는데 세금부터 내라니…스타트업 혁신 생태계 위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스톡옵션과 RSUs(양도제한조건부주식)는 미국의 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최대의 보상으로 꼽힌다.
1년이든 3년이든 일정 기한이 지나면 받는 스톡옵션과 RSUs는 회사의 실적이 좋아지면 배당을 통해 급여보다 많은 현금을 챙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식이 상장되거나 매매가 자유로운 시점에는 목돈을 챙기는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물론 실적이 나쁘거나 해당 업체가 문을 닫게 되면 휴짓조각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유력 IT 기업의 임원이나 종업원이 수십억 원의 돈방석에 앉았다는 얘기는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듣는 뉴스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스톡옵션과 RSUs가 실리콘밸리 기업의 혁신에 동기를 부여하는 원천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이 주도해 상원에서 최근 발의한 세제 개혁안은 스톡옵션과 RSUs에 보유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는 스톡옵션의 경우 이동이 발생했을 때, 그리고 RSUs의 경우에는 기업공개(IPO) 시점에 세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만일 상원 세제안이 통과된다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IT 대기업들은 사실상 직원들에게 주식 보상을 할 수 없게 된다.
CNBC 방송은 13일(현지시간) "주식 보상이 현금보상으로 대체될 것이고 이는 창출된 부를 공유할 수 있는 고용주나 창업자의 능력이 사라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궁극적으로 미국 IT 분야의 경쟁력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프레드 윌슨은 IT 전문매체에 보낸 특별 기고문에서 "당신이 주식 보상을 받은 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당신은 세금을 내야 한다"면서 "주식 보상이 확정되자마자 세금이 부과되는 것은 정말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들에게 확정된 스톡옵션을 행사하지도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수많은 사람을 나는 봐왔다"면서 "그런 사람들도 스톡옵션이 부과되기만 하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렛 테일러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트위터에서 "혁신을 격려하는 것과 정반대인 상원 세제개혁안은 스타트업들에게 재앙"이라면서 "스타트업의 스톡옵션은 유동성이 거의 없고 행사하지 못할 때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이버소셜로지스트인 조시 콘스타인도 "스톡옵션에 대한 세금부과는 종업원이 주식을 보유하는 길을 막을 것이고 이는 스타트업이 재능있는 사람을 채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혁신과 파괴는 더는 일어나지 못함을 의미한다"면서 "이 세제개혁안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실존하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드 윌슨은 "당신 지역구의 상원의원들에게 오늘 당장 전화해 이 세제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면서 "이것은 기술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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