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억제한다…울산대 연구팀, 새 항암 면역치료 경로 발견
권병석·조홍래 교수팀, 암 분야 권위지 '캔서 리서치'에 연구결과 게재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암 치료법 중 가장 주목받는 면역치료법의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새 치료법이 발견됐다.
울산대학교는 생명과학부 권병석(53)·의예과 조홍래(60) 교수팀이 암에 대한 면역력을 무력화시키는 공동자극분자 CD137 리간드의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면역력을 증강하는 새로운 항암 면역치료 경로를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암연구협회(AACR)가 발행하는 세계적 권위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11월호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면역치료법은 암세포를 죽이는 T세포의 활성화에 주력했다.
최근에는 암 환자의 면역시스템을 약화하는 면역 체크포인트(면역 회피물질) 차단제가 주목받고 있다.
암이 발생하는 초기에는 T세포에 의한 암세포 제거가 면역치료의 주된 작용원리이지만, 암이 진행되면 암 조직은 면역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미래 면역치료 핵심은 암 조직에서 면역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대 연구팀은 T세포를 활성화하는 공동자극분자인 CD137에 대한 항체가 암 면역력을 무력화하는 또다른 공동자극분자 CD137 리간드의 역신호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로써 기존 T세포 활성화법과 함께 암세포 억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CD137 리간드 신호를 차단하면 종양에서 제1형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를 통해 암세포를 죽이는 T세포 분화를 촉진하고, 이 분화된 T세포가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CD137 리간드 신호를 차단하면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이 증폭되는 사이클이 가동돼 항암작용 효과를 거둔다는 것이다.
반면에 CD137 리간드 신호를 활성화하면 암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제2형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는 신호를 차단할 때와는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 장염, 장기이식 거부반응 등과 같은 염증 질환 치료제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권 교수는 "CD137 리간드의 신호 차단 또는 활성화로 암과 염증성 면역질환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낸 만큼 이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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