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알츠하이머 치료 연구에 1억달러 기부(종합)
연구기금에 개인 자금 5천만달러 투자…나머지로는 스타트업 지원
저커버그 부부도 하버드대 저소득층 학생에 거액 장학금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또다시 거액을 기부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고 AP·AFP통신과 NBC뉴스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빌 게이츠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퇴치를 위해 1억 달러(1천118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각종 자선활동에 앞장서는 빌 게이츠는 "우리의 인생 후반부를 괴롭히는 질병 중에서도 특히 사회에 큰 위협이 되는 병"이라며 치매 관련 혁신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치매 발견 기금'(Dementia Discovery Fund·DDF)에 5천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이 금액을 재단이 아닌 개인 재산에서 출연한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5천만 달러는 추후 관련 연구를 하는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한다. 빌 게이츠는 '주류에서 벗어난'(less mainstream) 연구를 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기업명은 밝히지 않았다.
부친이 곧 92번째 생신을 맞는다고 밝힌 빌 게이츠는 "80대 중반이 되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50% 가까이 된다. 그런데도 미국에서 의미 있는 치료방법 없이 사망에 이르는 10대 질병 중 하나이며 발병률은 날로 높아진다"며 기부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빌 게이츠의 가족력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빌 게이츠는 블로그에 "우리 가족 중에 여러 명이 알츠하이머병을 앓아 내가 잘 아는 문제이기도 하다"며 "이 병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정신적 능력이 떨어져 분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끔찍하다. 이것은 마치 아는 사람의 점진적 죽음을 대신 경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알츠하이머병으로 가족이나 국가의 보건시스템이 부담해야 할 막대한 비용에 놀라 이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만약 60대나 70대에 앓게 된다면 수십 년간 비싼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모르며 큰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앞으로 보건 예산에 더욱 큰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첫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향후 10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가격이 엄청나게 비쌀 수도 있다"면서 막대한 투자에도 기대처럼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의 혁신을 통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처럼 사망이 확실시되던 질병도 만성 질환으로 바뀐 것처럼 알츠하이머병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그런 날이 온다면 우리 재단이 가난한 국가에도 보급할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부인 프리실라 챈 부부도 모교인 하버드대에 장학금으로 1천210만 달러(135억 원)를 쾌척했다.
하버드대는 이날 저커버그 부부가 설립한 재단인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가 공공분야 쪽 취업을 희망하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 프로그램인 '스트라이드 장학금 프로그램'에 1천210만 달러를 기부해 15년간 2천300명의 학생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에 따라 장학금 프로그램의 이름을 '프리실라 챈 스트라이드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바꾸기로 했다.
2007년 하버드대를 졸업한 프리실라 챈은 재학 시절 이 장학금을 받고 보스턴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 활동을 한 적이 있다.
프리실라 챈은 이번 기부로 학생들이 "서비스 영역을 선택할 능력"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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