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의장 "영국, 이혼합의금으로 600억유로 내야"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영국이 유럽연합(EU)를 떠나면서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최소한 600억유로(약 78조4천억원)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아니 의장은 13일(현지시간) 보도된 독일 신문 푼케와 인터뷰에서 영국이EU 재정기여금으로 얼마를 지급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내 견해로는 최소 600억유로는 돼야 한다"고 답했다고 영국 언론이 전했다.
그는 "만일 EU가 그 이하 금액을 받아들이게 되면 유럽 시민들이 그 차액을 메워야 한다.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국민이 영국이 치러야 할 돈을 왜 대신 내야 하는가?"라고 덧붙였다.
EU 고위 관계자가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에서 최대쟁점인 이혼합의금 수치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이혼합의금 쟁점과 관련해 세부항목들을 놓고 영국이 책임질 항목인지 여부와 책임질 금액은 얼마인지를 하나씩 따지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양측에서 상대에 이혼합의금 총액을 제시하지 않은 가운데 EU가 요구하는 금액이 600억~1천억유로 수준일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수차례 나온 바 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로 EU 파트너들이 현 EU 예산계획(2014~2020년) 기간 더 많이 내거나 더 적게 받는 것에 관해 걱정하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회원 시절 했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20년까지 2년간 모두 200억유로를 지급하겠다는 의미라고 영국 언론들은 해석했다.
협상이 더딘 진전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10일 미셸 바르니에 EU 협상대표는 영국 측에 내달 무역관계를 포함한 양측 미래관계를 논의하는 2단계 협상에 들어가려면 앞으로 2주 내 탈퇴조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밝히고 사흘 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영국이 이혼합의금을 높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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