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취업 외국인 단속에 택배업체 배송난…소비자 불만 속출
L사 물류센터서 외국인 직원 191명 연행…"불법고용도 처벌 대상"
(이천=연합뉴스) 최종호 권준우 기자 = 유명 택배업체 물류센터에 불법 취업한 외국인들이 당국의 단속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 때문에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13일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등에 따르면 수원출입국사무소 등 6개 관련 기관은 지난 7일 오전 5시 경기도 이천의 이 업체 물류센터에 대한 합동단속을 벌여 불법취업 외국인 191명을 적발했다.
이들 외국인 가운데 175명은 취업비자(E-9)가 아닌 단기비자나 유학비자 소지자이며, 나머지 16명은 불법체류자 신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출입국사무소는 이들에 대해 강제퇴거 또는 범칙금 부과 등의 조치를 할 방침이다.
외국인들을 불법고용한 택배업체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치는 대로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택배업체가 외국인들을 불법 고용해 야간업무 등을 시킨다'는 제보를 받고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단속했다"며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적발된 외국인들은 택배 분류 등의 업무를 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한꺼번에 단속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은 배송지연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일부는 실제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회원 수 181만 명의 한 미용전문 인터넷카페에는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빼빼로 재료를 주문했는데 나흘이 지나도록 오지 않아 알아보니 불법취업 외국인들이 잡혀가서 물류센터가 마비라고 한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한 네티즌은 "11월 1일에 보낸 택배가 12일에야 도착했다고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채소 유통업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장철이라 주문량이 많은데 배송이 지연돼 당분간 출하를 중단했다"며 "이미 배송한 제품에 대해서는 배송지연으로 인한 변질 등 이상이 있으면 환불해주겠다고 고객들에게 알린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수산물 직거래 카페의 한 회원은 이 업체와 배송지연과 관련한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업체 관계자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에는 "물류센터 인력 문제로 이틀간 분류작업이 원활하지 못해 물품을 정상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며 "9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업체 측은 이번 불법고용 적발로 인해 발생한 별다른 소비자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이천 물류센터는 위탁계약을 통해 도급으로 운영되고 있어 전체 근로자 수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현재 배송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고 배송지연과 관련한 소비자 항의 등은 악의적 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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