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 내일 '운명의 날' 카운트다운 돌입(종합)

입력 2017-11-13 14:54
권선택 대전시장 내일 '운명의 날' 카운트다운 돌입(종합)

지역 정가 '상고기각·파기환송·파기자판' 놓고 아전인수 해석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선택 대전시장의 대법원 선고를 하루 앞둔 13일 지역 정가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권 시장의 시장직 상실 여부에 따라 지역 정가가 요동치는 것은 물론 대전시 주요 현안사업도 표류하거나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7월 1일 시장 취임 직후 선관위가 권 시장 선거사무소 선거운동원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된 3년 4개월간의 수사와 재판이 이번 대법원 선고로 마무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 선고 가능성 놓고 '아전인수'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권 시장에게 내릴 수 있는 선고는 상고기각, 파기환송, 파기자판 등 세 가지다.

상고기각은 권 시장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한다는 의미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대전고법의 결정을 확정하는 것이다.

형이 확정되면 권 시장은 즉시 시장직을 상실하고 이재관 행정부시장이 시장 잔여임기인 내년 6월 30일까지 시정을 이끌게 된다.

파기환송은 원심법원의 결정에 대해 추가 심리를 요청하며 대전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내는 일이고, 파기자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검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법원의 판단을 깨고 직접 선고하는 것이다.

권 시장 측은 파기자판이나 적어도 파기환송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당초 대법원 선고는 2∼3주 전에 선고 기일을 확정해 통보하는 데 반해 지난주 갑자기 선고일이 결정된 점이나 전원합의체로 가지 않고 소부에서 결론을 내렸다는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파기환송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반면 야당에서는 상고기각에 무게 중심을 두는 분위기다.

대법원이 지난해 8월 이 사건을 파기환송했는데 또다시 파기환송하는 것은 대법원과 고등법원이 사건을 놓고 '핑퐁게임'을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법조계에서는 파기자판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 변호사는 "파기자판이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이 사건이 파기자판을 할 사안인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법원의 선고 결과에 따라 대전시정과 지역 정가가 한동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상고기각 결정이 내려지면 권 시장 개인적으로는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향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고, 대전시 입장에서는 도시도 2호선 트램과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등 현안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법원이 파기환송이나 파기자판 결정을 내리면 현안사업에 탄력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고 결과에 따라 내년 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유력 주자들의 정치적 선택이 바뀔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대법원 선고 결과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가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며 "더불어 민주당 당내 경선은 물론 야당의 후보 선출 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권 시장, 공식 일정 소화

권 시장은 선고를 하루 앞둔 이날 시청에 출근해 예정된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시청 실·국장들과 시정 현안을 논의하는 주간 업무회의를 주재하는가 하면 가수원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시장과 함께하는 가수원동 이야기'에도 참석했다.

권 시장은 그러나 대법원 선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오후에는 대전 예술의 전당과 옛 충남도청에서 각각 진행되는 대전상징노래 창작곡 경연대회와 시민공감 대전 기네스 어워드에도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시민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행사 취소 여부를 검토했던 대전시-더불어민주당 당정협의회도 당초 계획대로 진행된다.

당초 박범계 시당위원장과 권 시장 등이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갑천친수구역개발사업 등의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대법원 선고 기일이 잡히면서 당정협의회가 대책회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권 시장은 선고 당일인 14일 오전도 지역 전문가들과 함께 대전발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경청 토크'에 참석할 계획이다.

다만 대법원 선고가 있는 오전 10시부터는 공식 일정 없이 자신의 집무실에 머물며 참모들과 함께 대법원 선고를 기다릴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은 대법원 선고 직후 자신의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권 시장 측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어떤 결과를 내리더라도 시정의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시장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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