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난감시장 '빅뱅'…해즈브로, 경쟁업체 마텔에 인수제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스마트폰이나 전자게임에 밀려 전통 장난감들이 외면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 완구업체인 해즈브로가 경영난에 빠진 경쟁업체 마텔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최근 해즈브로가 마텔에 인수를 제안했다며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고, 제안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해즈브로와 마텔은 미국 장난감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경쟁업체다.
보드게임 '모노폴리'의 제조사로 유명한 해즈브로는 현재 '너프', '지아이조'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등의 브랜드로 모형인형이나 장난감게임 등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마텔로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등의 캐릭터 인형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넘겨받아 몸집을 키웠다.
'바비'와 '아메리칸걸' 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은 현재 '피셔프라이스', '토머스와 친구들'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번 인수 계획은 전통 장난감업계가 아이패드나 전자게임과 경쟁하느라 고전하는 상황에서 장난감 소매업체인 토이저러스가 파산을 신청한 가운데 나왔다.
지난 9월 토이저러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후 해즈브로와 마텔은 유통 경로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해즈브로는 이런 업계 환경 변화에 따라 디즈니의 겨울왕국과 스타워즈 등과 같은 TV·영화 프랜차이즈 판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마텔은 다른 수익사업을 찾지 못해 고전 중이다.
현재 마텔은 계속되는 매출 부진에 주식 배당을 연기하고, 비용절감 계획까지 짜고 있다. 또 신제품 출시 규모도 축소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올해 마텔의 시장가치는 해즈브로의 110억 달러(12조3천억원)의 절반도 안 되는 50억 달러(5조6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두 업체의 인수합병(M&A) 논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 장난감시장 양대 업체의 M&A는 미 당국의 반독점 규제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두 업체의 본사가 미 대륙 반대쪽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합병 논의가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미국 양대 완구업체의 합병으로 지아이조와 바비 인형이 같은 회사에서 생산될 수도 있게 됐다"며 합병이 성사될 경우 양측이 가진 판권 소유자가 바뀌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심이 모아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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