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소프트뱅크 11조5천억 원 투자안 승인…우버 사태 전환점

입력 2017-11-13 10:34
우버, 소프트뱅크 11조5천억 원 투자안 승인…우버 사태 전환점

"소프트뱅크 우버 지분 14% 확보", 벤치마크, 캘러닉 CEO 상대 소송 중단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사장의 일본 소프트뱅크가 세계 최대 차량호출업체이자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유니콘(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인 우버의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가 됐다.

우버 테크놀리지 이사회는 12일(현지시간) '10억 달러의 직접 투자, 90억 달러어치의 기존 주식 매입'을 요청한 소프트뱅크의 100억 달러((11조 5천억 원) 투자 제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우버의 주식 14%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버의 현 기업가치는 685억 달러에 이른다.

'공개 매수'로 불리는 90억 달러의 기존 주식 매입 작업은 향후 1달 동안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지 않아 소프트뱅크가 14%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 협상은 무효화될 수도 있다.

우버는 성명서에서 "소프트뱅크와 드래고니어가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잠재적인 투자 합의를 체결했다"면서 "이번 합의는 우버의 장기 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신뢰의 표시"라고 말했다. 또 "투자 협상이 최종 완료되면 기술 투자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며 기업의 지배구조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 주에 걸친 우버와 소프트뱅크 간 합의가 타결됨에 따라 올해 초부터 성추행 파문과 구글의 자율차부문 웨이모와의 기술 절도 소송 등으로 홍역을 앓아온 우버의 위기도 큰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투자 유치를 진두지휘한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 있게 됐다.

우버의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인 벤처캐피털 회사 벤치마크는 소프트뱅크와의 투자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트래비스 캘러닉 전 CEO에 대한 소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벤치마크는 지난 8월 "캘러닉 전 CEO가 자신의 이기적 목적을 위해 우버 내에서 권력을 강화해 왔다"며 "우버의 주주와 종업원, 운전기사, 투자 파트너와 고객들에게 해를 끼쳐온 그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는커녕 다시 CEO로 복귀하려는 조짐을 보인다"면서 사기, 계약위반, 신탁 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우버 이사회와 초기 투자자들, 소프트뱅크 간의 협상에서 우버 이사회는 캘러닉 전 CEO의 회사에 대한 영향을 줄이고 초기 투자자들의 주주 권리를 일부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 광범위한 지배구조 변화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벤치마크 등 우버의 초기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보유 주식에 따른 특정한 주주 권리를 그대로 보유하기를 희망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이 권리를 궁극적으로 포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벤치마크는 또 '공개 매수' 기간에 주식 가격을 높이는 행위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협상 당사자들은 2019년 우버의 기업공개 이행도 충실히 수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소프트뱅크는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시아의 그랩, 인도의 올라, 브라질의 99 등 전 세계의 차량호출기업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버가 소프트뱅크의 주자를 받아들임에 따라 글로벌 경쟁자들과의 관계도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버의 미국 내 라이벌인 리프트도 이번 협상 타결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kn020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