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금고 선정 뒷말 무성…'탈락' 광주은행 수사의뢰 방침
가처분 신청에 이어 초강수…선정위원 3명 채점표 수정 논란
순천시, 지방은행 아닌 시중은행 선정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광주은행이 전남 순천시의 시 금고 지정에 하자가 있다며 민사소송에 이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광주은행 고위관계자는 13일 "순천시의 시 금고 선정과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해 지난 10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시 금고 선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며 "향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고 선정위원회의 선정 결과가 당일 발표됐어야 했는데도 다음날 발표됐고, 선정위원 3명의 채점표가 다음날 수정되는 등 하자가 있었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이 지방자치단체의 금고 선정에 반발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민사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간혹 있었는데 수사 의뢰 방침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금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역학 관계'를 감안하면 광주은행의 이러한 방침은 초강수로 읽혀 가처분 신청 결과 등이 주목된다.
광주은행의 이러한 '강경 모드' 배경에는 순천시의 시 금고 선정과정에서 절차적·실체적 잘못이 있다는 판단과 함께 지역 은행으로서 자존심이 훼손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9월 취임한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순천(순천고) 출신이어서 금융권 일각에서 이번 금고 선정 결과가 주목을 받았다.
광주은행이 3년 전 하나은행에 내준 제 2금고를 올해는 송 행장 취임으로 되찾아 올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 결과는 완패였다.
순천시는 제 1금고에 농협, 제 2금고에 하나은행을 각각 선정했다.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가 금고를 농협 또는 광주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을 선정한 경우도 흔치 않은 가운데 순천시의 금고 선정 결과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금고 선정위원회의 선정 결과를 반드시 당일 발표하라는 규정이 없다"며 "다음날 발표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인사인 선정위원 3명의 정량평가 결과가 잘못된 것을 당일 저녁 발견하고 연락을 취해 다음날 1명은 시청을 방문해 수정했고, 나머지 2명은 시청 직원이 해당 인사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수정했다"며 "선정위원 총 9명 중 내부인사는 1명이고 나머지 8명은 외부인사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의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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