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80% 중간에서 샜다"…버려지는 수돗물에 고심

입력 2017-11-13 09:00
"수돗물 80% 중간에서 샜다"…버려지는 수돗물에 고심

문경시 상수도관 집중교체로 46%로 낮춰…연 5억원 절감



(문경=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정수장에서 공급하는 수돗물 80%가 중간에서 새어 나가 누수율이 심각했습니다."

경북 문경시 상수도사업소 주무관 문상운씨는 13일 기초자치단체 수돗물 누수율이 높아 획기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며 최근 3개월간 작업으로 누수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문경 시내 상수도 라인(정수장)은 4개이다. 점촌동과 동로면, 문경읍·마성면, 가은읍·농암면이다.

이 가운데 문씨가 지적한 누수율 80%는 문경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하는 동로면 상수도 라인(개설 2001년, 하루 1천600t)이다.

나머지 점촌동(개설 1961년, 하루 3만t) 누수율은 32%, 문경읍·마성면(1977년, 하루 9천t) 69%, 가은읍·농암면(1976년, 3천t) 48%이다.

시 전체 수돗물 평균 누수율은 47%에 달한다. 즉 4개 정수장에서 하루 4만3천여t의 수돗물을 공급하나 주택, 공장 등에 도달하는 사이 절반 가까이 새는 것이다.

상수도관이 낡아 구멍 뚫린 부분이나 관 이음새 부분에서 수돗물이 샌다. 상수도관인 폴리에틸렌(PE)관 속물이 얼었다가 녹는 과정 등에서 금이 생겨 수압이 높을 때 터진다고 한다.

최근에 개설했는데도 동로면 상수도 라인의 누수율이 80%까지 이르는 이유는 고지대에 수돗물을 공급하면서 높은 수압 탓에 상수도관 파손이 심했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동로면 상수도 라인 수도관 확장공사(공사비 2억원)를 하며 누수 탐사와 수도관 교체공사를 벌였다.

고지대 주민이 "수돗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민원을 계속 제기함에 따라 수도관 확장공사를 한 것이다.

확장공사 중에 전체 70㎞의 수도관망을 따라 탐지기로 물 새는 지점을 찾아낸 뒤 수도관을 교체했다.

그 덕분에 누수율 80%를 46%로 끌어내려 정수장에서 내보내는 하루평균 수돗물 공급량을 1천600t에서 500t으로 줄였다.

연간 40만t의 수돗물, 즉 생산원가로는 5억원을 절감하고 가압시설 설치비 등도 아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올해는 상수도 확장공사 중에 누수 탐사를 해 큰 예산을 들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시는 내년에 10억원을 들여 누수율이 높은 지역부터 누수 탐사와 수도관 교체를 하기로 했다.

앞으로 5년 안에 시 전체 평균 누수율을 47%에서 20%까지 끌어내린다는 방침이다.



전체 수도관 교체에는 무려 500억원이 들고 국비를 지원해주지 않아 사업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자체 예산으로 누수 상수도관을 찾아 보수·교체하는 방법으로 누수율을 20%까지 낮추는 방법을 선택했다.

누수가 심한 구간에는 PE관보다 비싸지만 효율성이 뛰어난 스테인레스관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내년 1월에는 공무원 5명인 누수탐사계를 신설해 노후관로 교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노후 상수도관 누수 탐사와 보수로 연간 5억원을 절감하고 생활민원을 해소하는 성과를 냈다"며 "곧 누수탐사 전담계를 가동해 수돗물 손실을 줄이고 상수도 급수구역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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