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텍사스 EAA 인수완료…"제2공장·추가 M&A 모색"
다우공장내 美전진기지…"고부가 접착제 글로벌 탑 수준 점프"
(텍사스州=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지난 7일,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의 다우케미컬 폴리머 센터.
끝없이 펼쳐진 다우케미컬 화학공장 단지 내에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SK종합화학을 통해 다우케미컬로부터 인수한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 설비가 자리 잡고 있었다.
SK종합화학은 3억7천만 달러에 텍사스의 프리포트 생산설비, 스페인 타라고나의 생산설비 등 생산시설 2곳과 제조기술, 지적재산, 상표권 등에 대한 인수를 지난 9월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다우케미컬로부터 EAA 사업을 떼어내 '이식'한 뒤 최적화를 위한 '적응' 과정을 거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EAA 인수를 통해 미국 내에 고부가 화학제품의 전진기지를 마련하는 한편, 연간 5만5천t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고부가 접착제 시장의 '글로벌 탑 3' 수준 메이저로 단숨에 점프했다"고 밝혔다.
기술장벽이 높고 패키징 소재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이 분야에는 소수의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만 참여하고 있어 대표적 '클럽 비즈니스'로 꼽힌다.
EAA는 고부가 화학제품인 기능성 접착수지 중 하나다. 알루미늄 포일이나 폴리에틸렌 등을 금속 소재와 붙여주는 포장재용 접착제로 주로 활용된다. 치약·화장품 등의 튜브형 포장재, 골프공, 음료 등 식품을 보관하는 튜브형 포장재, 약품 포장 등에 쓰이는 실런트 등의 접착제로 쓰인다.
특히 캔이나 프린트 카트리지, 어린이용 스포츠 카드 등에 사용되는 산도가 높은 고산도 EAA는 듀폰이나 엑손모빌 등 경쟁업체가 생산할 수 없는 제품군으로, 차별화된 시장이 구축돼 있어 꾸준한 수요가 전망되는 분야다.
EAA는 다우케미컬이 기존에 사용하던 '프리마코(Primacor)' 브랜드를 활용해 'SK프리마코'라는 이름을 달았다.
SK이노베이션은 "EAA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1천500억 원 이상이며,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는 다우의 알짜사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중국시장 수요 증가율이 2020년까지 매년 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장 사업"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EAA 인수를 발판으로 지난 10월에는 SK종합화학을 주체로 다우 측으로부터 또 다른 고부가가치 사업인 폴리염화비닐리덴(PVDC·브랜드명 SARAN™) 사업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다음달께 인수작업이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PVDC는 고부가 포장재 산업의 핵심 분야인 배리어 필름(Barrier Film) 소재 중 하나로 외부 수분·산소를 차단해 내용물의 부패와 변형을 막아 준다. 냉장·냉동 육가공 포장재 원료로 주로 쓰인다.
SK이노베이션 측은 "SK종합화학이 EAA 사업 및 공정 안정화에 집중하겠지만 지속해서 EAA 핵심 기반 기술을 내재화해 향후 제2공장 확장 추진을 검토하는 등 고부가 제품 추가 확장의 기틀을 다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종합화학 김형건 사장은 "EAA 사업을 필두로 향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고부가 포장재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SK종합화학의 미국 내 법인인 SKGC 아메리카의 김종현 대표는 "이번에 확보한 고부가 접착제 제품과 기존 범용 폴리에틸렌(PE),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부가 폴리에틸렌 넥슬렌 등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M&A(인수합병)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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