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쿠르드 전 수반 "반미 조직이 미제 무기로 공격 놀라워"

입력 2017-11-11 17:51
이라크쿠르드 전 수반 "반미 조직이 미제 무기로 공격 놀라워"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마수드 바르자니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전 수반은 쿠르드족의 독립이 무산된 데 대해 미국 정부의 외면을 가장 아쉬워했다.

바르자니 전 수반은 10일(현지시간) 방송된 CNN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부군의 공격은 놀랍지 않았지만 미국이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조직이 미국 관료와 장교의 눈앞에서 미제 무기로 우리를 공격하는 데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KRG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가 지난달 미제 탱크와 무기를 앞세워 KRG가 통치권을 행사했던 키르쿠크 주를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쿠르드계 매체는 관련 동영상과 사진을 내보냈다.

그는 "KRG의 분리·독립 투표는 구실이었을 뿐 이라크 중앙정부는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행동을 오래전부터 계획했다"면서 "이는 예상했던 바였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의 군사행동을 알았던 상황에서 분리·독립 투표가 결국 도박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쿠르드족은 영원히 (독립을) 기다릴 수 없었다"면서 "미국은 2∼3년 뒤로 투표를 연기하라고 요청하면서도 지지는 약속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투표를 연기하면 그 결과를 지지하겠다고 하지 않고 존중하겠다'고 했다"면서 "지지하겠다고 했다면 투표를 연기했을 텐데 미국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연기는 더 큰 해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분리·독립 투표로 통치 지역(키르쿠크 주)과 자치권, 정치적 영향력을 잃어버렸는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투표를 포기해) 우리의 (독립을 향한) 의지를 잃어버리는 건 지금 잠시 빼앗긴 것보다 더 큰 손실이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역시 독립 투표 뒤 어려움을 겪고 지도자가 반역자로 몰리는 상황에 대해선 "억압받는 민족이 기댈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며 "인권, 주권, 자유, 민주주의와 같은 (억압하는 자들의) 주장은 말짱 헛소리"라고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에게 "작년에 우리가 없었다면 모술을 탈환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돌아가서 논리와 지혜로 KRG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충고했다.

12년간 KRG 수반을 지난 바르자니는 분리·독립 투표 이후 오히려 KRG가 중앙정부의 군사 공격에 역풍을 맞자 정치적 책임을 진다면서 이달 1일 사퇴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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