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담배시장] '격전지' 전자담배…인기 열풍 이어질까
내년 점유율 7∼8%까지 상승 전망…가격 인상 여부와 폭 주목
"가격 올라도 전자담배 성장세 지속 전망…전체 담배시장 확장 예상"
(서울=연합뉴스) 정열 강종훈 이도연 기자 = 궐련형 전자담배 열풍이 담배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외국계 담배업체인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BAT코리아의 '글로'에 이어 국내 업체 KT&G가 '릴'을 잇따라 출시하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 흡연율이 매우 높은 수준인 데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소비자 반응도 좋은 편이어서 시장은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국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2∼3% 내외로 추정된다.
11월 판매량만 놓고 보면 아이코스 점유율이 국내 담배시장의 약 6%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빠른 성장세가 이어지면 내년 전자담배 점유율은 7∼8%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담배로 일반 연초담배 흡연자 일부가 이탈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담배시장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KT&G의 전자담배를 포함한 내수 담배 매출액은 올해보다 0.7%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전자담배 덕분에 시장이 확장되고, 외형이 성장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자담배 초기 반응과 일본의 사례 등을 고려하면 전자담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 현재 아이코스의 시장 점유율은 12%에 이른다.
일본에서 아이코스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0.8%에 그쳤지만, 올해 1분기에는 7.1%까지 급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2분기 10.0%, 3분기 11.9%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 담배시장은 아이코스 등 가열식 전자담배의 성장에 따라 총 수요량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일본에서는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인식 때문에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상승세가 지속할지는 가격 인상 여부에 달려 있다.
국회 본회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을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는 126원에서 529원으로 403원 오르게 됐다.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도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인상되면 궐련형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현재보다 1천200원 이상 오른다.
이에 따라 현재 1갑당 4천300원인 전자담배 가격이 5천원대로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격이 오르면 전자담배의 인기행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이 일부 오른다고 해도 전자담배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다수다.
국내 업체인 KT&G 제품은 관세나 운송비 등 비용 측면에서 우위에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수 있다.
결국, 전자담배 시장 내 점유율 변동은 가능하지만 시장 자체는 당분간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코스 출시 후 성장 속도는 일본보다 빠르다"며 "전 세계적으로 전자담배가 담배시장 내 유일한 성장 부문임을 고려하면 세금인상에도 3개사 궐련형 전자담배의 한국시장 저변확대 노력은 당분간 높은 강도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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