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펀드 부활'…단기 수익률 인덱스 추월
"중소형주·코스닥 강세…액티브에 우호적 환경"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대형주 중심으로 오르던 증시가 최근 순환매 장세를 보이면서 펀드시장에서 정통 주식형 펀드인 '액티브 펀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년간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압도당했던 액티브펀드가 최근 단기수익률에서 인덱스펀드를 앞섰다.
코스피 상승의 구조적 변화를 전망하며 액티브 펀드의 반등을 점치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12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운용 순자산 10억원 이상 국내 일반 주식형 공모펀드(액티브펀드)의 최근 일주일간 평균 수익률은 0.18%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코스피200인덱스 펀드 수익률 -0.23%를 제쳤다.
인덱스 주식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 0.01%보다도 높았다.
액티브 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달리 펀드 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로, 비교적 높은 보수에도 지난 수년간 수익률 면에서 인덱스 펀드에 밀리면서 체면을 구겼다.
지난 3년간 인덱스 펀드 수익률이 41.48%로 액티브 펀드(19.26%)보다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올해 수익률도 액티브 펀드는 18.86%에 그쳤고, 인덱스 펀드가 29.84%로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최근 변화가 감지됐다. 1개월 수익률은 액티브 펀드 5.31%, 인덱스 펀드 6.75%로 차이가 크게 줄었고 1주일 수익률에선 급기야 역전이 일어났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005930]에 집중됐던 코스피의 열기가 점차 중소형주, 배당주 등 특정 테마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액티브 펀드가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며 "삼성전자의 실적은 앞으로도 상향곡선을 그리겠지만 순이익 증가율은 올해 말을 고점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그 영향력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코스닥지수가 720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온기가 중소형주, 코스닥으로 퍼지면서 중소형주 펀드의 1주일 수익률이 0.82%로,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 0.10%를 크게 웃돌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기업의 주주환원정책 등으로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액티브 펀드에 긍정적이다.
액티브 펀드는 특정 테마의 강세가 예상될 때 적극적으로 비중을 조절하며 대응할 수 있어 배당주나 섹터주, 중소형주 등이 강세를 보일 때 좋은 성과를 내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작년 말과 비교하면 감소했지만, 연중 50조5천억원을 바닥으로 브이(V)자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형 펀드에서 주식형 펀드로 자금 이동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올해 기계적인 인덱스 추종 전략이 유효했다면 내년에는 주도주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액티브형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가 적정금리를 넘어서거나 반도체·장비업종의 시가총액이 영업이익 비중을 넘어서면 액티브 전략이 허를 찌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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