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증여는 장모가 결정…증여세 법대로 처리했다"(종합2보)

입력 2017-11-10 16:41
홍종학 "증여는 장모가 결정…증여세 법대로 처리했다"(종합2보)

'쪼개기 증여'·학벌 지상주의 논란에 "겸허하게 반성"

"과도한 부의 대물림 건강한 시장경제 발전 저해한다고 지금도 생각"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이유미 기자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10일 장모가 자신의 딸에게 '쪼개기 증여'로 절세했다는 논란에 대해 "증여는 전적으로 어머님(장모)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모와 배우자, 딸 사이에 이뤄진 재산 증여 과정에 대해 "어머님 의사에 크게 반대할 수 없었다. 제가 관여할 여지가 없었다"면서 이같이 해명했다.

그는 배우자, 장모 등 가족 간에 이뤄진 거래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느냐는 질의에 "당시 저는 총선 승리를 위해 밤을 새우고 일할 때였다. 여기에 깊숙이 관여하지 못했다"며 "다만 현직에 있을 때여서 회계법인에 증여세를 더 내도 좋으니 최대한 법에 따라 처리해달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홍 후보자의 부인과 딸은 홍 후보자 장모로부터 부동산 증여를 받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낮추기 위해 지분을 나눠 받는 '쪼개기 증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딸의 증여세 납부를 위해 부인과 딸이 채무관계를 맺은 것과 관련, "딸에게 현금 2억5천만원을 증여해 모녀간 채무관계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 가족이 장모로부터 수십억 원에 달하는 증여를 받았지만 홍 후보자는 "우리 경제에서 부의 대물림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과도하게 될 때 건강한 시장경제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그동안 제가 부족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겸허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열정적으로 일하는 가운데 많은 분에게 피해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저서인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공부법 소개 책에서 학벌 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중소기업인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경위야 어떻든 잘못된 표현으로 상처받은 분들이 있으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되면 대기업의 기술탈취를 막고 젊은 창업자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이 벤처기업 인수합병(M&A)을 안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손쉽게 기술탈취를 할 수 있어서"라며 "기술탈취를 반드시 막아야 벤처생태계가 제대로 된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대기업이 기술탈취를 해 소송에 갈 경우 "중기부가 중소기업의 대변인이 돼서 모든 자료를 이용해 대항권을 행사하겠다"며 "제가 반드시 기술탈취만은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원 때인 2013년 주세법 개정안을 발의해 대기업 과점 산업인 맥주 시장에 중소기업과 젊은 창업자를 끌어들인 사례를 거론하며 "젊은 창업자들이 못 들어가는 곳에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해 산업을 살려보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지난 4∼5년간 최저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그렇게 올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해 제 평생을 살아왔으며 그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열심히 청문회에서 해명해서 신임을 얻도록 하겠다"고 말해 장관 후보자직에서 자진해서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언제까지 중소벤처기업부를 장관 없는 부처로 남길 것인가"라며 "정치권이 대승적 판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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