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로 나온 시드니올림픽 금메달 6천200만원 낙찰
호주 사격선수 내놓고 '노골드' 영국 전 펜싱선수 구입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금메달이 호주 경매에서 6천200만 원에 팔렸다.
금메달을 내놓은 이는 호주의 사격 선수였고, 낙찰자는 올림픽에 4차례 출전했으나 금메달을 따지는 못한 전직 펜싱선수였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9일 벌어진 시드니 경매에서는 시드니올림픽 사격의 트랩 부문에 출전해 1위를 거머쥔 마이클 다이아몬드(45)의 금메달이 7만2천 호주달러(6천200만 원)에 낙찰됐다.
최저 경매가격은 5만 호주달러(4천300만 원)였고, 최고 10만 호주달러(8천600만 원)까지 기대됐으나 미치지 못했다.
마이클은 지난해 불법 총기소지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무죄 선고를 받아 그간의 법률 비용과 함께 자녀 부양, 자신의 재기를 위해 돈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클은 6차례 올림픽에 출전했으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그다음의 시드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낙찰자는 영국 대표로 올림픽에 4번 출전했으나 '노골드'에 그친 노장 리처드 올드콘(79)이었다.
올드콘은 낙찰을 받은 금메달을 시드니올림픽 당시 영국대표 팀 재킷의 목 주위에 걸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메달을 산 것은 마치 자신이 획득한 것인 양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매우 특별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형편이 좋아진 마이클이 언제든 되사길 원한다면 구매가에 기꺼이 되팔 것이라는 의사도 밝혔다.
올드콘은 "마이클이 힘든 시기에 있고, 나는 그를 위한 관리인이 되려는 것"이라며 마이클이 내년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이클은 지난해 경찰의 음주 측정 당시 소총과 함께 150발의 탄알을 갖고 있다가 적발돼 기소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총기가 케이스 안에 분해 상태로 있었다는 이유로 지난달 무죄를 받아 재기를 모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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