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년 만에 전주 한지로 환생한 '바티칸 기록물'
김승수 시장, 교황청에 고종황제 친서 복본 넘겨
(전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 전주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전주 전통 한지의 세계화 노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주 한지로 복복된 고종 황제의 친서가 세계 가톨릭 심장부인 바티칸 교황청에 입성하면서 전주 한지의 전통성과 상징성에 세계 가톨릭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과 김혜봉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의장은 9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바티칸 비밀문서고 책임자인 장 루이 브뤼게 대주교에게 전주 한지를 이용해 원본과 똑같이 만든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 간 친서' 복본을 전달했다.
아울러 이를 바티칸의 기록물로 보관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주 한지로 복본한 또 다른 친서 한 세트를 직접 전달한 바 있다.
전주한지로 다시 태어난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간 친서'는 고종 황제가 1904년 교황 비오 10세의 즉위(1903년) 소식을 뒤늦게 듣고 축하하기 위해 보낸 서찰이다.
이 문서에는 (교황께서) 우리나라에 복을 빌어달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바티칸 비밀문서고에 잠들어있던 이 문서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고문서 전문가에 의해 발견되면서 100여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는 교황청과 전주 한지 복본에 대해 협의하고 소장중인 친서의 규격과 크기,재질, 물성 등을 이미지로 구축한 뒤 고문서 복본 기술을 활용해 전주 한지로구현해냈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 7일 프랑스에 있는 국제연합(UN)전문기구인 유네스코를 방문, 전주 한지를 세계문화유산 보존 재료로 활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LOI(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전주 한지는 올해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된 문화재인 '바이에른 막시밀리앙 2세 책상'의 복원 재료로도 사용된 바 있다.
세계문화유산의 보고로 불리는 교황청의 기록물이 전주 한지로 다시 태어나면서 천 년이 가도 변하지 않는 전주 한지가 세계 기록문화유산 복원 재료로 널리활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한지란 전통 자산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미술관, 박물관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라면서 "루브르박물관이나 바티칸뿐만 아니라 다른 세계 유명 박물관들과도 전주 한지를 활용한 협력 사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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