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정부 직접 관여 안 한다(종합2보)

입력 2017-11-09 17:48
수정 2017-11-09 17:49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정부 직접 관여 안 한다(종합2보)

임추위에 정부지분 대표 예보 이사 참여 않기로…'관치' 논란 차단

연내 행장 선임하려면 12월 초까지 최종 후보 정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채용비리 의혹으로 공석이 된 우리은행[000030]의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정부지분을 대표하는 예금보험공사 소속 이사가 참여하지 않는다.

이는 정부가 관치 논란을 차단하고자 차기 행장 선임에 직접 관여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9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082640], 키움증권[039490],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088350], IMM PE 등 5대 주요 민간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된 기존 임추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이사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자율경영 보장 취지를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시장과 고객, 주주에게 정부와 은행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기존 임추위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예보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 선임과 관련해 최대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최근 사의를 표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차기 행장 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임추위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은 지난 1월 민영화에 성공했다.

정부는 올해 1월 동양생명(4.0%)과 미래에셋자산운용(3.7%), 유진자산운용(4.0%), 키움증권(4.0%), 한국투자증권(4.0%), 한화생명(4.0%), IMM PE(6.0%) 등 7개 과점주주에 우리은행 지분을 최종 매각했다.

이들 주주가 낙찰받은 우리은행 지분은 29.7%로 정부가 현재 예보를 통해 보유한 18.52%를 훌쩍 넘어섰고, 실질적인 민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초 행장 선출 과정에서도 자율경영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로 예보 측 비상임이사가 제외됐다.

하지만 여전히 예보는 우리은행의 단일 최대주주다. 민간 주주의 개별 보유 지분은 정부 보유분에 한참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채용비리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 예보가 차기 행장 인사에 아예 손을 놓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 역시 제기돼왔다.

지난 7월 2만원에 육박하던 우리은행 주가가 지난 7일 1만5천600원으로 떨어지면서 이 같은 비판이 거세지기도 했다. 공적자금 회수 이익 분기점은 1만4천200원이다.

이 때문에 예보는 임추위 참여를 저울질해왔으나 관치 논란이 커지면서 임추위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우리은행은 조만간 임추위를 개최해 행장 후보자 자격요건 선정 등 후임자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당초 목표대로 연내 차기 행장을 선임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주주총회 3주 전까지 안건을 공시하려면 임추위는 적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차기 행장 후보를 정해야 한다.

한 달 남짓한 시간에 행장 후보 요건을 정하고 후보를 추려 최종 후보를 선임해야 한다.

이사회는 또 이달 24일을 기준으로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 한해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의결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주총 일정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