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어뢰에 침몰한 일본 군함 잔해, 아직 제주 해저에 있을까
"1945년 日군함 3척 침몰, 664명 승선원 중 160명만 생존"…도, 다이버 동원 조사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태평양전쟁 때 미군 잠수함이 쏜 어뢰에 맞아 침몰한 일본 군함의 존재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
제주도는 수중조사업체와 계약해 이달에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과 비양도 인근 바다에 수장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군함의 잔해가 남아 있는지를 조사한다고 9일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한림읍을 방문해 현장 도지사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주민 건의를 받아들여 곧바로 시행하도록 했다.
북제주문화원이 2007년 5월 향토사학자 김찬흡 선생의 고증을 통해 세운 비석에는 1945년 4월 14일 새벽 비양도 남쪽에 정박했던 일본 군함 3척이 미군 잠수함이 쏜 어뢰를 맞아 폭발, 침몰했다. 군함에 664명이 승선해 있었으나 160명만 생존했다고 전해진다.
한림읍 주민들은 일본군 시신을 수습하고 생존자를 구해줬다고 한다. 이후 생존한 일본군과 유족들이 몇 년에 한 번씩 이곳을 찾아 위령제를 거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도내 한 방송사가 협재해수욕장에서 약 900m 떨어진 지점의 수심 11m 해저에서 군함 잔해를 찾았다고 보도했었다.
도는 이번에 군함 잔해의 위치 등을 확인하고 보존 상태 등을 사진 촬영한 뒤 수중 매장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발굴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림읍 주민은 수중 조사를 계기로 당시 주민의 선행과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는 다크 투어 자원으로 스토리텔링 할 계획이다.
이기우 도 해양산업과장은 "70년이 흐른 시점이어서 군함 잔해의 존재 여부는 물론 보존 상태 등을 확인하고 나서 발굴 조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kh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