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밀집' 충남 대기질 악화…미세먼지 농도 4년 연속↑
황사 집중 2∼3월 66∼68㎍/㎥까지 치솟아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석탄 화력발전소가 몰려 있는 충남의 대기질 상태가 점차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연도별 충남지역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48㎍/㎥(세제곱미터 당 마이크로그램)로 전년(46㎍/㎥)에 비해 4.3% 증가했다.
도는 환경부로부터 도시대기측정망을 넘겨받아 2002년부터 미세먼지(PM10), 오존(O3), 이산화황(SO2),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 등 대기오염물질을 측정, 자료를 대기질 공개 홈페이지(에어코리아)를 통해 실시간 공개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이하의 먼지로, 유해한 탄소류와 대기오염물질로 이뤄져 있다. 코털이나 기관지에서 잘 걸러지지 않고 사람의 폐까지 곧바로 들어가 각종 폐 질환을 일으킨다.
주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하거나 자동차 매연 등 배출가스에서 발생한다.
2003년을 제외하고 2002년부터 2007년까지 24시간 기준 미세먼지 연간 평균치는 WHO 권고 기준인 50㎍/㎥을 초과했다.
이어 2008년 49㎍/㎥로 떨어진 뒤 2012년에는 측정 이래 최저치인 41㎍/㎥을 기록했다. 늘어난 강우 일수와 태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013·2014년 42㎍/㎥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15년 46㎍/㎥, 2016년 48㎍/㎥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이다.
2015년 기준 월별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황사가 집중됐던 2∼3월의 경우 66∼68㎍/㎥까지 치솟았다.
측정소별로 보면 2015년 기준 도내 천안 성황동·백석동, 서산 독곶리·동문동, 당진 난지도리·정곡리, 아산 모종동 등 7개 측정소 가운데 백석동이 53㎍/㎥으로 가장 높았고, 성황동·독곶리·정곡리(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이산화질소 농도도 2013년 0.17ppm에서 2014·2015년 0.18ppm, 2016년 0.019ppm 등으로 4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질소는 공장 굴뚝,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대표적인 대기 오염 물질이다. 초미세먼지의 원료 물질로, 그 자체만으로도 오랜 기간 노출되면 눈과 호흡기를 자극해 기침, 두통, 구토를 일으킬 수 있다.
측정소별(2015년 기준)로 천안 백석동·성황동이 각각 0.23ppm, 0.21ppm으로 높았고, 당진 난지도리·정곡리는 각각 0.012ppm, 0.013ppm을 기록했다.
이산화질소의 주요 배출원인 자동차 등 이동 오염원의 영향으로 도시나 공업지역에서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 중 오존의 연평균 농도 역시 2012년부터 꾸준히 늘어 2012년 기준 0.027ppm에서 지난해 0.032ppm까지 상승했다.
오존은 대기 중 이산화질소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자외선과 만나 생기는 2차 오염물질이다. 반복 노출되면 가슴의 통증, 기침, 메스꺼움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자동차와 대기오염 배출시설의 증가 등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과 오존 농도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며 "도민의 건강과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실질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에는 당진, 태안, 보령, 태안 등 4개 지역에서 전국 석탄화력발전소(53기)의 49.1%인 26기가 건립, 가동 중이다. 이들 발전소는 연간 11만1천t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jyo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