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건의 정치·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을 읽는 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사건의 정치 = 마우리치오 라차라토 지음. 이성혁 옮김.
이탈리아 출신의 좌파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1999년 미국 시애틀에서 펼쳐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반대 시위를 본 뒤 자본주의 체제에서 지향해야 할 '차이의 정치'를 논한 책.
저자는 노동시장이 유연화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이 확대되고, 이른바 '워킹 푸어'가 늘어나는 점을 거론하면서 종래의 노동운동은 사회를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발명과 창조가 자본과 권력에 의해 포획되고 인간의 주체성이 점차 빈약해지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차이를 극대화해 사회의 통제와 관리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모든 인간은 잠재적으로는 소수자이며, 다수자의 사실은 개인의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수자의 모델은 개개의 인간에 관여하지 않는 공허한 모델"이라고 역설한다.
갈무리. 332쪽. 1만9천원.
▲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 1·2 = 게오르그 루카치 지음. 김경식·안소현 옮김.
헝가리에서 태어난 마르크스주의자 게오르그 루카치(1885∼1971)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작품. 출간 시점은 1984년이며, 프롤레고메나는 칸트가 쓴 비판철학 입문서의 제목이다.
'역사와 계급의식'의 저자로 유명한 그는 이 책에서 '공산주의'의 관점으로 마르크스가 쓴 글을 독해한다. 이를 통해 스탈린으로 만신창이가 된 공산주의의 복권을 시도한다.
저자는 인식론에 근거한 서양철학, 직선적이고 획일적인 역사관을 모두 거부하면서 마르크스주의를 재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남. 1권 352쪽·2권 316쪽. 각권 2만원.
▲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을 읽는 시간 = 나카마사 마사키 지음. 김경원 옮김.
'악의 평범성'으로 잘 알려진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가 집필한 '인간의 조건' 해설서.
인간의 조건에서 아렌트는 전통적인 위계가 노동 중심의 위계로 바뀌면서 인간이 세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을 잃게 됐다고 비판한다.
일본 가나자와대 교수인 저자는 아렌트 철학의 특징과 현대 영미 철학에서 아렌트의 사유가 던지는 시사점을 설명한다.
아르테. 524쪽. 2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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