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미끼로 저신용자에 현금카드 받아 보이스피싱 돈 인출

입력 2017-11-09 14:41
대출 미끼로 저신용자에 현금카드 받아 보이스피싱 돈 인출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최근 강력한 단속으로 보이스피싱에 이용할 대포통장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건네받은 현금카드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수억 원을 인출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9일 사기·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모(32) 씨를 구속했다.



김 씨는 지난 8월 24일 부산 금정구의 한 주차장에서 대출신청자 이모(23·여) 씨에게 받은 현금카드 2매로, 이 씨 계좌로 송금된 보이스피싱 피해금 250만원을 인출하는 등 지난 10개월간 같은 수법으로 현금카드 120장을 받아 6억원 상당을 인출해 총책에게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가 속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현금카드를 보내주면 신용등급을 올려 대출이 가능하다"고 현혹한 뒤 현금카드만 받아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가 보낸 돈을 인출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김 씨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인출하는 데 사용할 대포통장을 구하기 어렵자 총책의 지시에 따라 대부업체 직원을 사칭해 대출신청자로부터 현금카드를 받아 범행에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현금카드를 보낸 피해자들은 이들이 약속한 대출금이 들어오기는커녕 보이스피싱에 이용돼 은행계좌가 정지된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카드를 보내주면 신용등급을 올려준다거나 즉시 대출이 가능하다는 대부업체 전화는 대포통장을 구하기 위한 범죄 수법이 대부분이라 경찰에 신고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김 씨가 돈을 송금한 필리핀 거주 총책과 다른 공범을 뒤쫓고 있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