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천 유흥가, 청년작가 입주 '한글문화거리'로 변신
퇴폐 유흥업소 31곳 문 닫아…도봉구, 청년 예술 공간으로 리모델링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퇴폐 유흥업소가 몰려 있던 서울 도봉구 방학천 일대가 청년 예술작가가 입주한 '한글문화거리'로 180도 변신했다.
서울 도봉구는 4억1천여만원을 들여 폐업 유흥업소를 임대해 주민 커뮤니티 공간과 청년 예술작가 작업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고 9일 밝혔다.
방학천 주변 거리 300m 구간은 퇴폐 유흥업소 31곳이 지난 20여 년간 영업을 이어와 주변 주민의 민원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구는 지난해 4월 단속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도봉경찰서,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과 함께 '유흥음식점 이용 근절 캠페인'을 벌였고, 지난해 8월부터는 야간에도 단속을 펼쳤다.
구는 "그 결과 유흥업소 31곳 가운데 1곳을 빼고 모두 문을 닫았다"며 "남은 1곳도 이달 15일 폐업 후 카페로 바뀔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이 과정에서 전업 희망자에게 창업 교육과 자금 지원 신청을 안내하고, 구직 희망자는 도봉구 일자리센터에서 구직 등록과 직업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유흥업소가 있던 15곳 가운데 2곳은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방학생활'이 됐다. 나머지 공간은 청년 예술가 작업 공간으로 꾸민다.
구는 청년 입주 작가를 두 차례에 걸쳐 모집해 4곳은 입주를 마쳤다. 나머지 9곳도 이달 중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작가를 들일 예정이다.
입주 작가는 칠보 공예, 목공예, 캐릭터 디자인, 판화 디자인, 반려동물 가구, 창작 미술, 도자기 공예, 가죽 팝아트, 유리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구는 선정된 작가에게 리모델링 비용 최대 1천780억원을 비롯해 물품 구매비용 최대 620만원과 6개월간 임차료 등을 지원한다. 또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을 막고자 건물주와 계약 시 임대료는 1㎡당 1만6천원으로 5년간 동결하기로 했다.
구는 이 밖에도 방학천 주변에 밝은 색깔로 벽화를 만들고, 야간 조명을 설치하는 등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유흥업소 밀집 지역이던 방학천 일대가 한글문화거리 조성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과 청년작가를 위한 문화거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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