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보는 류현진, 이미 내년 준비 중…신무기는 투심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2017시즌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을 털고 다시 마운드에 선 그에게는 '다시 아프면 어쩌나', '예전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하는 시선이 따라왔다.
류현진은 25차례 꾸준히 등판하며 6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호투하는가 하면, 8차례는 선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하는 등 기복을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번 시즌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미디어 인터뷰에서 "팔에 문제없이 시즌을 잘 치른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몸 상태는 100점 줘도 될 만큼 전혀 문제없었다. 부상 없으면 된다고 했는데 부상 없이 치렀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물론 성적(126⅔이닝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과 포스트시즌 엔트리 불발 등에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으나, 류현진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중요하다"며 털어냈다.
올해는 건강함을 확인한 시즌이었다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내년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류현진은 2013년을 앞두고 다저스와 6년에 총 3천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내년은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류현진은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새로운 평가를 받아야 한다.
류현진은 이미 내년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구종을 더욱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류현진은 2017시즌에도 새 구종을 장착했다. 기존 구사하던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에 이어 제5의 구종 커터를 추가한 것이다.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은 2014년에는 직구 52.3%, 슬라이더 15.8%, 커브 13.2%, 체인지업 18.8%의 비율로 던졌다. 그러나 2017년에는 직구와 슬라이더 비율을 36.8%, 4.2%로 낮추고 새 구종 커터를 18.0% 비율로 구사했다. 커브와 체인지업 구사율은 각각 15.6%, 25.4%였다.
2015·2016년 긴 재활로 생긴 공백을 채워줄 비장의 무기를 갈고 닦아 자신 있게 선보였다.
류현진은 "비디오 영상을 보면서 조금씩 던졌는데 생각보다 잘 들어갔다"며 스스로 학습법으로 새 구종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내년 제6의 구종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미 장착 과정에 있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한 시간을 활용했다. 그는 월드시리즈 무대에 등판하지는 못했지만, 그 시간에 새 구종인 투심 패스트볼을 연습했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때 불펜피칭을 하면서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졌다. 내년에는 투심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팔색조' 류현진으로 거듭나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이다.
그는 "나는 구속으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니다. 공에 변화가 있으면 (타자가 상대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현진은 올해 치열한 내부 경쟁을 해야 했다.
소속팀 다저스가 류현진 외에도 클레이턴 커쇼, 리치 힐, 다르빗슈 유, 마에다 겐타, 알렉스 우드 등 풍부한 선발진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고 싶다"고 한 류현진에게 내년은 건강함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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