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 총격 희생자 집계에 태아도 포함
텍사스 주법에 2003년부터 태아 살해 관련 법률 적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텍사스 주 정부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일어난 서덜랜드 스프링스 제1침례교회 총기 참사 사건 희생자들의 신원을 공식 확인했다고 미 언론이 8일 전했다.
희생자 명단에는 칼린 브라이트 '빌리 밥' 홀콤브라는 이름이 들어 있다. 빌리 밥은 태명이고 이 이름은 임신 8개월 상태로 숨진 크리스털 마리 홀콤브(36)의 뱃속에 있는 태아를 지칭한다고 주 당국은 말했다.
주 당국은 태아를 포함해 사망자가 26명이라고 밝혔다. 병원으로 옮긴 뒤 숨진 에밀리 가르시아(7)를 제외한 25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애초 경찰은 사건 당일 사망자 수를 25명이라고 했다가 26명으로 정정해 발표한 바 있다.
태아가 사망자 수 집계에 포함된 것은 텍사스 주가 2003년부터 도입한 주(州) 법에 따라 세상에 나오지 않은 엄마 배 속의 아이도 범죄의 피해자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태아 살해 관련 법률을 적용하는 주는 텍사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네바다, 플로리다, 애리조나, 콜로라도 등 38개 주에 달한다고 미 일간 USA투데이는 밝혔다.
텍사스는 가장 먼저 태아 살해 관련 법률을 채택한 주 가운데 하나다.
USA투데이는 총격범 데빈 패트릭 켈리(26)가 만일 죽지 않고 체포됐다면 그에게 태아를 살해한 범죄 혐의도 추가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아 살해에 관한 법률은 낙태 찬반 논쟁과도 연관돼 있어 미국 내에서 민감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고 언론은 해석했다.
당초 이번 사건 희생자 가운데 가장 어린 사망자는 일가족 8명이 몰살된 홀콤브 집안의 한 살배기 아이였다.
인구가 수백 명에 불과한 서덜랜드 스프링스에서 대를 이어가며 살아가는 조 홀콤브(86) 가족은 이번 총기 난사로 아들과 며느리, 손주 등 자손들을 한꺼번에 잃었다.
임산 8개월 상태에서 참변을 당한 크리스털도 홀콤브 집안의 며느리 중 한 명이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