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무장조직 무기장터, 텔레그람서 성업…美무기 수두룩"

입력 2017-11-08 21:05
"시리아 무장조직 무기장터, 텔레그람서 성업…美무기 수두룩"

FP "이들리브 중심으로 5천명 참여…美장갑차량·미사일, 러 탱크까지 매물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무장조직이 텔레그람을 활용해 미국 무기를 활발히 사고파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람에 시리아 무장조직원들이 참여하는 '무기장터' 채널 여러 곳이 성업 중이다.

이들 텔레그람 무기 시장에는 시리아 반정부 무장조직원 약 5천명이 판매·구매자로 참여하고 있다.

판매물품 중에는 미국산 무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M16, M4A1, M249 등 총기 약 30종이 올라와 있으며, 토(또는 토우, TOW) 대전차 미사일도 살 수 있다.

각종 폭발물과 무인기, 러시아산 장갑차(BMP), 심지어 러시아 T-55 탱크를 올린 판매자도 있다.

매물로 올라온 미국 무기 중 상당수는 미국정부가 '시리아 훈련·장비 프로그램'으로 시리아 반군조직에 지원한 것이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국제동맹군의 대변인은 "일련 번호를 보니 일부는 올해 7월 중단된 반군조직 무기·장비 지원 프로그램으로 제공된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

미국은 이 프로그램에 5억달러를 쏟아 부었으나 반군조직으로 IS의 확장을 억제하는 데 실패했다.



미국이 이라크에 지원한 무기·장비도 무장조직 무기시장으로 흘러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은 급속도록 팽창하는 IS를 막으려 서둘러 이라크에 군수 지원을 하느라 무기 추적관리에 미흡했다.

이라크와 쿠웨이트로 간 20억달러 상당의 무기류 중 10억달러 분량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이라크군이 모술 등에서 황급히 퇴각하면서 남긴 무기와 장갑차량은 모조리 IS 수중에 들어갔다.

장터에 올라온 무기들이 '가짜 매물'이 아니라면, 미국 무기가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전력 유지를 도운 셈이다.

텔레그람 무기시장 판매자들의 업로드 장소는 반군지역 이들리브가 대부분이다.

이들리브에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타흐리르 알샴'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올해 시리아에서 미국의 무장 지원 대상은 반정부 무장조직에서 '시리아민주군'(SDF)으로 바뀌었다. SDF의 주도 세력은 시리아 쿠르드계다.

미군의 SDF 훈련·무장은 그나마 성과가 나은 편이지만 터키에 큰 걱정거리가 됐다.

터키는 IS와 싸우라고 지원한 무기가 결국 터키군을 향하게 될 것으로 우러한다고 FP는 지적했다.

한편 취재가 시작된 후 텔레그람은 문제가 된 무기장터 채널을 삭제하고, "회사는 폭력을 조장하는 계정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