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사우디, 적대로 무슨 이득 얻겠나" 비판

입력 2017-11-08 19:23
이란 대통령 "사우디, 적대로 무슨 이득 얻겠나" 비판

'총리 사퇴로 혼란' 레바논 대통령과 통화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국무회의에서 "요즘 사우디가 중동 내 여러 나라의 국민을 적대해서 무슨 이득을 얻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사우디를 비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사우디가 이란을 적대한다면서 왜 예멘 국민에게까지 적대를 보이고 상습적으로 폭격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란은 오직 중동의 안정과 발전만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보면 이란과 사우디는 형제와 같은 우호 관계였다"면서 "사우디가 이란 대신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을 친구로 삼는다면 전략적으로 실수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어 "사우디의 엄청난 폭격을 당하는 예멘 국민에게 맨손으로 대응하라고 할 순 없다"면서 예멘 반군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옹호했다.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는 4일 밤 사우디 리야드 부근까지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사우디는 이를 요격했다면서 이란이 이 미사일을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즉시 이를 부인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역사상 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려고 통치자를 강제로 사퇴시킨 경우는 없었다"면서 사우디가 레바논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배후라고 지목했다.

수니파 정파 소속인 사드 알하리리 총리는 이란과 친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위협을 이유로 4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총리직을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사우디와 미국, 이스라엘이 공모해 레바논을 분열시키리 위해 알하리리 총리를 사퇴하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헤즈볼라에 우호적인 마론파 기독교계 정파인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전화해 양국 간 협력을 다짐했다.

이란 대통령실은 아운 대통령이 알하리리 총리의 사퇴에 대해 "분열을 조장하려는 자들이 만든 매우 매우 작은 잡음"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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