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제한구역에 '동물화장장' 허용…지자체장에 권한부여
창원시 요청으로 법제처가 개정안 마련…"자치권 강화 의미"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내년부터는 개발제한구역에 동물 장묘시설을 설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법제처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안을 10일부터 20일 동안 입법 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지자체장이 개발제한구역에 허용할 수 있는 행위에 동물보호법에 따른 동물 장묘시설도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제처는 연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제처는 지방자치권을 강화하기 위한 대통령령 개정안을 마련하던 중 창원시의 '개발제한구역 내 동물장묘시설 허가 요청'이 있어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지난해 1월 "가동 중단된 진해화장장을 개조해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 공공 장묘시설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해당 지역이 그린벨트라 동물 장묘시설을 설치할 법적 근거가 없어 사업진행을 하지 못했다.
현행법상 지자체 허가에 따라 개발제한구역에 사람 화장장은 설치할 수 있지만, 동물화장장을 설치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1천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늘어나면서 동물 장묘시설에 관한 수요 역시 늘었다.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동물병원에서 죽으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소각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발생하는 동물 사체는 동물화장장을 찾기 어렵고 비용문제 등이 있어 생활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땅에 묻는 실정이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장묘업' 등록을 하고 사업을 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부지조성 등 문제로 동물 장묘시설은 전국 10여 곳에 불과하고, 화장 비용도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400만 원까지 들어 부담이 크다.
일반 화장장에 동물화장장을 추가로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유족들의 거부감 등으로 인해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제처는 창원시의 민원을 검토한 결과 '지자체의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자치행정을 어렵게 하는 법령'이라고 판단해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