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서로 '윈윈' 결과 얻어"…전문가 평가
"기대 이상, 실보다 득 많아…트럼프, 상당히 절제된 모습"
"정상간 시간 다소 부족…확장억제 아직 미약" 아쉬움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이상현 기자 = 한미 양국은 이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틀간의 국빈 방한을 통해 서로 원하는 이익을 얻는 '윈윈'하는 결과를 냈다고 국내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대체로 평가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한국과 미국이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유무역협정(FTA)과 무기 판매는 미국이 받은 부분이지만, 대북 정책이나 확장억제 확대, 미사일 탄두중량 해제는 우리가 얻었다"면서 "사실 핵잠수함 등 무기 구매도 단순히 미국이 챙긴 것이 아니라 한국군 역량 강화의 차원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한미 양국이 상호간 실보다는 득이 많았다. 윈윈했다"면서 "평화로운 북한 비핵화 원칙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일정 정도 성과를 냈고, '코리아 패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확약한 것도 우리의 외교적 성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발언이나 행동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와는 달리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이나 국회 연설에서 발언이 대체로 정제됐다는 점도 양국간 사전 조율이 잘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대단히 성공한 정상회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는 결례도 범했는데 한국에서는 절도있는 지도자의 품격을 보여줬다"며 "대북 경고 메시지도 군사적 옵션에 방점 찍기보다 추상적 용어로 무게를 담아 말해 한반도 정세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절제된 모습으로 얘기했다. 도발적인 발언이 크게 없었다"면서 "기자회견에서 속마음이 조금 나타나긴 했지만 그 정도라면 우리가 선방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다만 "국회 연설은 북한이 얘기하는 '존엄'을 건드린 것이고 북한으로서는 선전포고보다 더한 것일 수 있다"며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고 우리로서는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 숙제가 남겨졌다"고 전망했다.
방한 기간 한미 정상이 더 여러 차례 만나 긴밀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았으리라는 의견과, 이와 관련해 특히 8일 오전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무산된 것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북핵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더 강력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현욱 교수는 "정상간 시간을 보낼 계기가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며 "그런 차원에서 DMZ 방문 무산이 아쉽다"고 말했다.
홍현익 위원은 "북한이 이미 핵을 실전 보유한 상태인데 미국의 확장억제 보장이 아직 미약하다. 미국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고, 박원곤 교수도 "확장억제와 핵공약에 대한 미국의 명확한 약속을 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연설 내용이나 방한 기간 부각된 한미 공조에 향후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의견이 엇갈렸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대해 "새로운 대북 조치나 군사 행동 언급이 없었다. 김정은 개인에 대한 비난인 만큼 당분간 맞대응하면서 트럼프를 비난할 수는 있지만 며칠 가지 않을 것 같다"며 "정책 면에서 상황을 악화하는 조치가 없기 때문에 정세에 악영향을 주는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현욱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대화를 원하지만 간극이 커서 대화 국면이 쉽게 열릴 것 같지는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이 끝나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하면서 긴장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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