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멘반군 미사일 발사에 "이란이 유엔결의 위반"
사우디 주장 옹호…주유엔 美대사 "유엔이 필요한 조치하라"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정부는 7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배후로 이란을 비난하며 유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AFP, 신화 등 외신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지난 7월 후티 반군이 이란이 제공한 미사일을 사우디로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대사는 후티 반군이 발사했다고 주장한 지난 4일 미사일에 대해서도 "이란산일 수 있다"며 사우디 정부의 주장을 언급했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런 형태의 무기를 예멘에 있는 후티 반군에 제공함으로써 유엔 결의 2개를 동시에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2015년 7월 이란이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하는 것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안 2231호를 채택했다.
같은 해 4월에는 후티가 무장해제 뒤 점령지에서 모두 철수하고 선거를 통한 순조로운 정권 이양에 협조한다는 내용을 담은 안보리 결의안 2216호가 마련됐다.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파트너들이 이 같은 결의 위반을 이란이 책임지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어떤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압둘라 빈야흐야 알마알라미 유엔 주재 사우디 대사는 유엔 안보리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헤일리 대사와 똑같은 목소리를 냈다.
압둘라 대사는 "미사일 발사는 전쟁범죄일 수도 있다"며 "사우디는 이런 테러행위들에 대응하기 위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골람 알리 카쉬루 주유엔 이란 대사는 구테흐스 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우디의 비난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친이란 시아파 반군인 후티는 지난 4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국제공항을 겨냥해 미사일 1발을 쐈고 사우디는 리야드 상공에서 이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이 격화됐다.
후티 반군 및 추종 세력과 싸우는 사우디 주도 동맹군은 6일 성명을 통해 "동맹군 지휘부는 이번 사안을 이란의 뻔뻔한 군사침략 행위로 보고 있으며, 이는 사우디를 향한 전쟁 행위로까지 간주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후티는 올해 7월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 메카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그 미사일은 중도에 요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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