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뉴스] 단풍 속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저는 가을 벚나무랍니다"
(광주=연합뉴스) 붉은 단풍과 함께 벚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진다.
겨울의 문턱인 입동이 하루 지난 8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인적 드문 동산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쌀쌀한 가을에 꽃망울을 터트린 벚나무를 쓰다듬으며 산책 나온 시민들은 "철모른 벚나무가 가을에 꽃을 피웠다"며 한소리 하지만, 이야말로 잘 모르는 소리다.
꽃을 피운 벚나무는 봄뿐만 아니라 가을에도 꽃을 피우는 가을 벚나무라고도 불리는 '춘추화(春秋花)'다.
춘추화는 봄과 가을, 1년에 두 번 꽃을 피운다.
70%가량이 봄에, 가을에는 30%가량이 핀다.
봄철에는 잎을 틔우기에 앞서 꽃을 피워 보름 정도 만개하지만, 가을에는 낙엽이 질 때 꽃이 피어 약 두 달가량이나 꽃을 피운다.
춘추화의 꽃잎은 일반 벚나무의 5장보다 2∼4배 많은 10∼20여 장이나 된다.
광주에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가을 벚꽃의 만개 소식에 먼 길을 달려온 시민들은 붉은 단풍을 배경으로 하얗고 분홍빛으로 피어난 꽃망울을 보며 세상살이 시름을 잠시 잊었다.
시민 박모(60·여)씨는 "가을과 겨울에 피어난 개나리는 많이 봤지만, 가을에 피어난 벚꽃은 처음 본다"며 "봄에 피는 벚꽃을 미리 보니 쌀쌀한 날씨도 따스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글·사진 = 박철홍 기자)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