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미중정상회담서 원하는 의제 서로 다르다
트럼프, 中의 북핵역할 증대·미중 무역불균형 해소에 방점
시진핑, '하나의 중국' 재인정·미중 '윈-윈'무역관계 설정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고 싶어하는 안건은 무엇일까.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인 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무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관심사를 분명히 했지만 시 주석은 입을 다물고 있다.
3명의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논의하고 싶어하는 3대 안건을 묻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질문에 무역 균형, 북한문제 해결 약속, 미중관계 안정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의 장저신(張哲馨)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즈니스 협상이나 새로운 무역 협약 없이 빈손으로 귀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또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첫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시 주석과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무역은 물론 북한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에 비판적이다.
미국 전문가인 류웨이둥(劉衛東)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하지만 중국은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으면 미국이나 중국도 추가 대응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간에 진행되고 있는 협상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저신 연구원은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경제적 협력을 얻어내기 위해 민감한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중국과 더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하고 싶어하는 3대 안건으로는 미·중 관계를 바라보는 미국의 분명한 입장 천명,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한 중국의 합법적 권리 재인정, 윈윈하는 무역관계 등이 꼽혔다.
류웨이둥 연구원은 "무역과 북한문제는 미국의 의제이며 중국은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은 실질적 문제를 먼저 건드리며 점점 전략적 문제로 접근하고 싶어 하지만 중국은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 전에 먼저 미국이 미·중 관계를 정의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역 전략에서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지금까지 한 번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평화적 전략 협력관계를 역설한 것과는 달리 어떤 목표도 설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저신 연구원은 "양국 지도자들은 이번에 정상회담을 마치고 나면 균형적 경제협력, 협력 범위 확대, 분쟁을 피하기 위한 공동 노력 등을 골자로 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국 전문가인 케리 브라운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중국학 교수는 시 주석이 지난 4월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만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시 주석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 전달하고 미국에 대해 남중국해에서 철수하라는 입장은 아니지만 영토분쟁 해역에 관해 너무 목소리를 높이지 말 것을 권고할 것"으로 진단했다.
장저신 연구원은 시 주석은 19차 당대회 개막연설에서 시장 개방 확대를 약속했으며 미국에 문화와 은행분야 등 일부 시장을 개방할 수 있지만 시장 개방은 상호 호혜적이며 윈윈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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