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늦깎이 신학생에 신장 기증하는 스님

입력 2017-11-08 11:04
'생면부지' 늦깎이 신학생에 신장 기증하는 스님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신장을 내어주려 강원도 산골에서 서울까지 달려온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송우 스님(46·속명 김상돈). 2005년 출가한 스님은 올해 초 부친을 잃고 나서 신장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사고로 두 개의 신장 중 하나를 떼어내고도 열심히 살아온 아버지와 이별하고 나서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이미 사후장기기증 서약을 한 상태였지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할 때 신장을 기증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찾았다.

송우 스님에게서 신장을 이식받는 형모(45)씨는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신장병을 앓다가 1989년 아버지에게 신장이식을 받았으나 거부반응이 나타나 다시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형씨는 "긴 투병생활 가운데 지쳐가는 몸과 마음에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저를 위해 용기를 내어준 기증인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신장기증 수술이 오는 9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다고 8일 밝혔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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