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방서에 '열화상 카메라' 1천대 기부

입력 2017-11-08 11:00
수정 2017-11-08 14:17
삼성전자, 소방서에 '열화상 카메라' 1천대 기부

현직 소방관이 낸 아이디어, C랩이 제품화시켜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삼성전자는 9일 소방의 날을 앞두고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눈이 될 열화상(熱畵像·Thermal imaging) 카메라 1천대를 전국의 소방서 등에 기부한다고 8일 밝혔다.

열화상 카메라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필수적인 장비다.

▲ 발화지점 파악 ▲ 구조가 필요한 사람 위치 파악 ▲ 지형지물 확인 ▲ 소방관 대피 타이밍 파악 등의 기능을 한다.

지금까지 소방서에서 써온 열화상 카메라는 무겁고 작동이 불편한 데다 고가여서 보급이 제한적이었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기부하는 열화상 카메라는 가격이 저렴하고 가벼운 데다 조작도 쉽게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특히 기존 카메라는 무게가 1㎏이 넘어 손으로 들어야 했는데 새 카메라는 무게를 350g으로 줄여 몸에 걸 수 있도록 했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양손을 자유롭게 쓰면서 이 장비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열화상 카메라는 아이디어 공모전인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을 계기로 제작됐다. 현직 소방관이 포함된 팀에서 아이디어를 냈고, 삼성전자는 사회에 기여도가 크다고 판단해 직접 기술 개발에 참여해 제작했다.

동두천소방서 소방관인 한경승 소방교가 앞이 보이지 않아 화재 현장에서 쓰러진 할아버지를 구하지 못한 안타까운 상황을 겪은 뒤 저가형 열화상 카메라 아이디어를 냈던 것.

이 아이디어는 지난해 공모전에서 대상을 탔지만 제품화되지는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과제로 이 아이디어의 제품화에 착수했고, 자원한 삼성전자 임직원 5명이 올해 2월부터 9개월간 기술을 발전시켜 제품으로 만들었다.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에서 수상한 아이디어가 C랩 과제로 채택돼 제품화된 첫 사례다.

8월부터 석 달간은 지역 소방서, 소방학교와 함께 현장 테스트를 하면서 소방장비 담당자와 소방대원들로부터 의견도 받았다. 대부분이 기존 열화상 카메라보다 사용성과 성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또 지난달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산업안전 전시회 'A+A'에 제품을 선보여 독일과 중국, 인도, 중동 등의 소방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조종묵 소방청장은 "삼성전자가 기부한 열화상 카메라가 화재, 구조 현장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부한 카메라는 이달부터 전국 18개 시·도의 소방서, 안전센터, 소방전대, 구조대, 테러구조대 등에 순차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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