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아태·유라시아 경협체제 구축하자"…연합뉴스에 기고

입력 2017-11-09 06:01
푸틴 "아태·유라시아 경협체제 구축하자"…연합뉴스에 기고

베트남 APEC 정상회의 앞둔 제안…韓포함 관련국 적극참여 호소

"정치 초월한 협력이 APEC 정신…함께할 때 조화로운 성장·번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중순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태지역과 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전체의 경제 협력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의 적극적 참여를 호소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 앞서 9일 연합뉴스에 보낸 '번영과 조화로운 개발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APEC 회원국들은 정치 상황을 초월한 합의, 자발적 참여, 상호존중, 타협 의지의 원칙을 토대로 협력하려고 노력해왔다"며 "이는 APEC만이 가진 동반자 정신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APEC이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아태 지역에서 지향하는 고유의 가치를 찾아야 할 때임을 역설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풍부한 잠재력이 있는 광활한 영토를 극동에 둔 유라시아 강국인 러시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공적 미래를 조성하고 해당 지역 전체에 걸친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데 이해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개방성·상호이익·세계무역기구(WTO)의 보편 규범 원칙에 기반을 둔 효율적 경제협력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주요한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로선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 창설 구상을 지지한다면서 "이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은 러시아·아르메니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이 참여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을 비롯 아태 지역 및 유라시아 지역의 주요 (경제) 통합체 창설 경험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이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협력 체제로 확대돼야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주도의) EAEU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토대로 '확대 유라시안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구상을 제안했다"며 "이는 다른 참여국들에도 개방된 유연한 현대적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교통·통신·에너지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인프라 개발이 효율적 통합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유라시아 지역 경제와 시장을 연결하는 양자·다자 인프라 프로젝트들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중국-한국-일본을 연결하는 에너지슈퍼링(대전력망) 구상과 러시아 극동 사할린 섬과 일본 북단 홋카이도를 잇는 도로-철도 복합형 거대 교량 건설 구상 등을 꼽았다.

그는 러시아가 시베리아·극동 지역 개발과 동북아 경제권으로의 통합을 국가 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 사업에 APEC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베트남 APEC 정상회의에서 유라시아 지역 협력에 관한 제반 문제를 실질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공동 행동을 통해 우리 공통 지역의 지속적이고 균형 잡힌 조화로운 성장을 지원하고 번영을 확보하는 난제에 대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러시아는 그런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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