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 점점 느는데…충남 내포신도시 축사 이전 지지부진

입력 2017-11-08 07:05
아파트 입주 점점 느는데…충남 내포신도시 축사 이전 지지부진

올해 축사 4곳 이전·폐업 미뤄져…내년 예산 31억 편성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내포신도시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아파트는 어딘가요?"



최근 인터넷 포털의 한 충남 홍성지역 맘 커뮤니티에 도청 소재 내포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를 추천해달라는 게시글이 올라 왔다.

일반적으로 이주하는 지역에 대해 입주민들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점은 '교육환경'이나 '교통'이다.

하지만 홍성·예산 일대에 조성된 내포신도시의 경우 '냄새'가 가장 적게 나는 단지가 선택의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

지난 7월 내포신도시로 이사 온 김모(29·여)씨도 밤이면 더 심해지는 악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름철에는 가축 분뇨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파 문도 열어놓지 못할 정도였는데, 겨울로 접어드니 낮에는 잊고 있었던 축사 냄새가 밤만 되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2013년 1월 1일 내포신도시가 출범한 지 5년이 다 돼 가지만 최대 현안인 악취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내포신도시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자리 잡은 축사 때문인데, 이후 공공기관이 들어서고 아파트 입주율이 늘면서 악취로 인한 민원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현재 내포신도시 반경 2㎞ 내에는 25개 농가에서 소와 돼지, 닭 12만5천마리를 키우고 있다.

반경을 5㎞로 확대하면 448개 농가, 35만마리로 늘어난다.

충남도와 홍성군은 악취 저감을 위해 무인악취 측정 및 자동 포집기를 설치하고 양돈농가에 악취 저감 물질을 지원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축산농가를 단계적으로 폐업, 보상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도와 군이 예산 부담 비율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해결이 지지부진했다.

당초에는 올해 초 내포신도시 축사 폐업 보상에 대한 내용을 담은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연내에 주거 밀집지 인근 축사 4곳을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내년 사업으로 연기됐다.

도는 홍성군과 함께 내년에 31억원의 예산을 편성, 영업손실분과 시설비를 지원해 축사 이전·폐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예산안의 본회의 통과와 축산 농가와의 협의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도 관계자는 "내포신도시 내 축사의 악취 배출 기준을 10배로 강화하는 조례안 제정을 추진 중"이라며 "홍성군도 신규로 신도시에 축사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조례를 제정하는 등 악취 저감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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