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3천명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조세회피 연루

입력 2017-11-07 11:41
수정 2017-11-07 11:46
캐나다인 3천명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조세회피 연루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조세회피처 폭로 자료인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적시된 캐나다인이 모두 3천300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BC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자료 분석작업을 벌인 결과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의 도움으로 조세회피에 연루된 캐나다 국적 고객이 기업, 자산운용사, 자선 재단과 개인 등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가운데 개인 신분 고객이 2천7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이 560, 자산운용사 14, 재단 2곳 등으로 조사됐다.

정계에서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측근으로 핵심 정치자금 모금책인 스티븐 브론프맨의 조세회피 행적이 드러나 야당의 화살이 집중되면서 여권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또 북미하키리그(NHL)의 몬트리올팀인 '캐나디언스'가 1980년부터 버뮤다에서 조세회피 회사를 운영했고, 대형 슈퍼마켓 체인 '로블로'가 2005년부터 자회사인 신용카드사의 대규모 자금을 이 지역 법인을 통해 투자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페트로캐나다, 선코에너지 등 유명 석유회사와 광산업체들도 조세회피 고객 명단에 포함됐으며 백만장자 자선가 마이클 조지 드그루트도 20여 년간 애플비와 거래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이 알려지자 이들은 대부분 "불법행위는 없었다"며 "캐나다 법의 규정에 따라 조세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로블로의 경우 "국세청이 우리의 역외 수익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며 "모든 활동은 적법하고 투명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인 '공정과세를 위한 캐나다인'의 데니스 하우렛 대표는 부유층의 관행적 행위에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캐나다가 조세회피 지역 국가와 조세협정을 맺음으로써 조세회피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활동이 합법적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합법이 돼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 대목이 바로 문제"라고 말했다.



jaey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