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이동하는 길목서 반대시위…경찰은 차벽으로 차단(종합)

입력 2017-11-07 15:46
수정 2017-11-07 19:33
[트럼프 방한] 이동하는 길목서 반대시위…경찰은 차벽으로 차단(종합)

"남북갈등 조장" vs "북핵해결 기대" 쪼개진 광장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울 용산미군기지를 거쳐 청와대로 향하는 서울 도심 길목은 환영 인파와 반대 인파로 양분됐다.

트럼프 방한 반대단체들의 모임인 '노(NO) 트럼프 공동행동'과 주권자전국회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등 소속 400여명(이하 경찰 추산)은 7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남측광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초 이들은 광화문광장 중앙광장 등지에서 집회와 문화제를 벌이려 했으나 경찰은 경호 등을 이유로 이들이 중앙광장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 동선이 되는 차도로도 내려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에 따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대한다며 분신한 고 조영삼씨의 사십구재를 겸한 추모기도회도 취소됐다.

시위대는 경찰의 제지에 격렬히 저항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방향인 남쪽을 향해 '트럼프 방한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경찰은 오후 2시 10분께 버스 10여대를 동원해 광화문광장 남측광장을 둘러싸며 차단하는 차벽을 설치해 이들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경찰 방패와 채증용 캠코더도 재등장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깃발과 피켓을 압수하기도 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지나간 오후 3시 13분께에는 '전쟁반대! 트럼프반대!' 등 구호를 외치고 일행을 향해 함성을 지르고 야유했다.

경찰은 이들이 경호구역 내에서 미신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며 2차례 해산명령을 내리고 해산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마치고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을 출발해 청와대 방향으로 향한 원불교 등 종교인 삼보일배 행진은 오후 3시 현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에 막힌 상태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로 들어가자 청와대 춘추관 쪽에서 100m 떨어진 종로구 팔판동에서 집회를 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경호구역임을 내세워 통행을 통제하고 있어 집회·행진이 진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들은 이어 오후 7시에는 광화문광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경찰은 일부 반미단체가 야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호텔 인근에서 집회를 할 수도 있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단체와 보수 개신교 단체가 주축이 된 친미 성향 단체들은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과 광화문네거리 앞,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등에서 각각 집회·기도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했다.

조원진 의원을 필두로 한 대한애국당 당원과 지지자 700명은 일민미술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한 환영 태극기집회'를 열어 태극기와 성조기를 번갈아 흔들며 '박근혜'와 '트럼프'를 연호하다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지나가자 'USA'라고 반복해 외쳤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 있던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소속 집회 참가자 800명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가자 한미 양국 국기를 맹렬히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일부는 "선팅이 돼 트럼프 대통령이 안 보인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집회 연설에 나선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자유를 수호해준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환영한다"며 "청와대 내부의 반미 친북세력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신교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 5천명은 광화문네거리 앞에서 '회개와 구국 기도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고, 찬송가를 부르고 울며 기도했다.

태극기국민평의화와 한미동맹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호텔 인근에서 환영 집회를 개최한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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