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짐 싼다"…주요 그룹, 사내 성추문 '무관용' 원칙

입력 2017-11-07 10:57
수정 2017-11-07 11:32
"걸리면 짐 싼다"…주요 그룹, 사내 성추문 '무관용' 원칙

삼성, '조직문화 SOS 채널' 운영…SK, 당일 진상조사위 구성

"피해자 회유 등 부적절 관행 지속에 근절 한계"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신호경 기자 = 한샘과 현대카드에서 최근 잇따라 직장 내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주요 그룹 계열사 등 대기업의 사내 성 추문 처리 방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장 분위기를 흐리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로 알려질 경우 기업 이미지 훼손과 매출 타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어서 대다수 대기업은 예방교육과 함께 사건 발생 시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은밀한 회유, 사내 불륜에 대한 모호한 처리 등의 관행이 남아있어 사내 성 추문 근절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직문화 SOS 채널'을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운영 중으로, 성폭행은 물론 언어폭력, 성희롱, 음주문화 악습 등이 보고되면 신고자의 의사에 따라 개인적 해결 혹은 회사 조치로 구분해 처리된다.

신고자가 회사 조치를 원할 경우 신고자 면담 및 피해자 보호 조치가 즉각 시작되며 이후 상벌위원회 개최, 사후 관리 등을 거치게 되는데, 가해자는 대부분 회사를 떠나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성희롱 '제로 톨러런스'(무관용) 선언을 한 삼성전자는 매년 최소 한차례 이상 성희롱 예방교육과 함께 음주사고 예방교육도 하고 있으며, 비정기적으로 '삼성인 이러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인사 조치 사례집을 사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내 성 추문은 리스크가 워낙 큰 사안이어서 가해자는 거의 100% 짐을 싸야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성범죄 신고가 접수되면 즉각 진상조사 작업을 거쳐 성희롱, 성폭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가 내려지고, 동시에 피해자 보호조치도 진행한다.

성희롱 신고 상담센터와 신고전화를 상시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 심리상담사와 상시 면담할 수 있는 '톡톡(TalkTalk) 센터'를 통해 성희롱, 대인관계 등 직장내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했다.

SK이노베이션도 성 추문 발생 시 피해자가 사내 심리상담소인 '하모니아'에 신고하면 당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성변호사 입회 하에 진행되는 진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실이 인정되면 퇴사 등 중징계를 내린다.

SK하이닉스는 사내 인트라넷 초기 화면에 성폭력 신고 배너를 배치해 피해자나 목격자가 이를 통해 즉각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SK그룹은 전 직원을 상대로 한 윤리경영 및 성희롱 예방교육을 매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이와 별도로 신임 임원에 대해서는 그룹 주관으로 윤리경영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LG그룹도 성희롱, 성추행 등 성 추문을 'LG 윤리규범' 위반행위로 규정, 진상조사와 징계위원회 개최 등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계열사별로 관련 전담조직도 갖추고 있다.

특히 모든 사건에 대해 직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무관용·무자비 원칙'을 적용해 중징계하고 있다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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