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평창올림픽서 '조직적 도핑' 러시아에 국가 연주 금지 검토(종합)

입력 2017-11-07 16:41
IOC, 평창올림픽서 '조직적 도핑' 러시아에 국가 연주 금지 검토(종합)

유니폼서 국기떼는 징계도 고려…러시아 "굴요적 조치,러 혐오주의" 반발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유철종 특파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 주도의 조직적 도핑 추문에 휩싸인 러시아를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엄벌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가 연주를 금지하고, 선수들에게 러시아 국기가 박힌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하며, 개막식 때 러시아 선수들의 입장을 배제하는 등의 강력한 징계가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방안은 도핑 파문에 휩싸인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는 일부 강경론자들의 주장을 완화한 타협안으로 보이지만 러시아는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7일(한국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IOC 고위관계자들이 러시아 징계를 검토 중이며 다음 달 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에서 이 같은 징계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러시아 상원 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 알렉세이 푸슈코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국가 연주가 금지되고 선수단의 개막식 참여가 금지된 올림픽 참가는 용납될 수 없다"면서 "러시아 혐오주의 발흥을 지지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하원 의원 미하일 데그탸례프도 "NYT 보도는 러시아 선수단의 사기를 꺾기 위해 고의로 제기된 것이며 이는 러시아에 대한 굴욕"이라고 발끈했다.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장은 최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은 러시아 국기를 뗀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IOC가 검토 중인 징계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러시아 선수단이 중립국 국기를 달고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러시아에 굴욕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변호사 리처드 맥라렌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직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1∼2015년 30개 국제 대회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1천 명이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며 러시아의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불법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해 전 세계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대표적인 수법은 소변 샘플 바꿔치기였다.

실제 전 러시아반도핑연구소 소장인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박사는 러시아의 안방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선 도핑 조작이 더욱 노골적으로 벌어졌다고 밝혔다.

맥라렌 보고서로 리우올림픽 육상과 역도 종목에 러시아 선수들의 참가가 금지됐다. 패럴림픽에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이 전면 금지됐다.

IOC는 오는 12월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고구마 줄기 캐듯 끊임없이 등장하는 러시아 선수들의 집단 도핑 스캔들을 바라보는 전 세계의 시선은 차갑다.

지난 9월엔 미국과 영국을 위시한 17개 반도핑기구는 공동 성명을 내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를 배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러시아는 IOC의 제재가 가혹하면 평창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16일 서울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러시아 도핑 스캔들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WADA의 결정에 따라 IOC의 러시아 징계 수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IOC는 지난 2일 금지약물 복용이 확인된 소치 올림픽 남자 크로스컨트리 50㎞ 단체 출발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더 레그코프(34)의 메달을 박탈하고, 그의 올림픽 출전을 영구 금지했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