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산운용 T.Rowe Price 박미소 이사 "한국 금융시장 걱정안해"
한인차세대대회 참가차 방한…영국지점 유일 한인 애널리스트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토머스 로 프라이스(T.Rowe Price)가 1937년 설립한 'T.Rowe Price'는 2016년 말 기준 900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내 시장점유율 3위의 금융회사다.
타깃데이트펀드(TDF)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 회사는 세계 47개국에 5천 명이 넘는 직원을 뒀고, 미국 다음으로 큰 영국 지점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 박미소(여·35) 씨는 2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유일한 한인이다.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M&G 인베스트먼트의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2010년 말 이 회사로 이직한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2년 만에 이사에 발탁됐으며, 현재 이 회사 전체 이사 10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그는 재외동포재단이 성공 가도를 달리는 전 세계 한인 차세대를 찾아내 모국을 체험하고 국내외 네트워크의 기틀을 마련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주최하는 세계한인차세대대회 행사에 지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참가했다.
박 이사는 7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위기가 고조됐지만 국제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이사와의 일문일답.
-- 현재 세계금융시장의 흐름은 어떤가.
▲ 지난 2008년 이후 세계 금융회사들은 고객에게 엄청나게 많은 돈을 풀었다. 그래서 모든 자산의 가치가 올라갔는데, 10년이 되는 내년이면 푼 돈을 회수하는 방안을 전 세계가 고민할 것이다. 리스크가 큰 자산들을 어떻게 하면 가치가 폭락하지 않는 방향으로 회수할 것인가 등이다. 지금,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숙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데, 역시 미국은 가장 먼저 과제 풀기에 들어갔다.
-- 올해 북한 핵실험 등의 위기가 있었는데, 금융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줬나.
▲ 이번에는 영향이 미미했다고 본다. 원화도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금융시장에서는 북핵 문제를 느슨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만약을 대비해 옵션으로 펀드를 사는 투자자가 있긴 했다.
--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 크게 걱정 안 하고 있는 것 같다. 높은 등급을 계속 유지하는 한국의 신용평가가 그걸 입증한다.
-- 입사 2년 만에 이사에 올랐다. 어떤 성과를 올렸나.
▲ 90여 개 회사의 채권을 사고팔았다. 특히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회사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 지금도 매년 3∼4%씩 성장 실적을 올리고 있다. 담배회사 필립 모리스·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 주류회사 디아지오·산토리 등 주로 유럽 내 다국적 기업 회장들이 주 고객이다. 이 회장들이 저를 만나 회사를 홍보하고 투자 상담을 한다고 보면 된다.
-- 실적이 좋으니 승진할 가능성도 큰 것 아닌가.
▲ 매니저나 임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회사 채권을 사고파는 전문 애널리스트로 남아 있을 생각이다. 한국 근무도 기회가 있으면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이니까 의지와는 상관없이 임원들이 한국에 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고국에서 일하면 나도 좋다.
-- 조기 유학을 갔다고 들었다.
▲ 서울에서 중학교에 다니다 2학년 때인 1997년 영국에 유학을 갔다. 주입식 교육에 지친 어머니의 결단 때문이다. 지금은 영국에서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지만 어렸을 때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 정말 힘들었다. 2004년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M&G에 입사했다. 2009년 미국 CFA 기관이 자격을 부여하는 공인재무분석사(Chartered Financial Analyst) 자격증을 땄고, 이듬해 'T.Rowe Price'로 이직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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