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당 매출 최곤데'…SKT "고가요금제 가입 더 늘린다"
요금할인폭 확대 따른 수입 감소 방지대책…보편요금제도 반대
참여연대 "국민 부담 아랑곳 않고 자기 이익만 추구하겠다는 것"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SK텔레콤[017670]의 3분기 무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요금할인에 따른 수익감소를 줄이기 위해서 고가 요금제 가입 비중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천명했다.
일각에서 정부의 통신비 절감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3분기 SK텔레콤의 무선 ARPU는 작년 동기보다 17원 늘어난 3만5천488원으로 3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KT는 3만4천608원, LG유플러스는 3만5천316원이었다.
작년 3분기보다 ARPU가 늘어난 통신사는 SK텔레콤이 유일했다.
SK텔레콤의 ARPU는 2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태블릿 등 세컨드 디바이스(보조기기) 가입자가 늘며 과거보다 신뢰도가 줄긴 했지만, 통상 ARPU가 높으면 고가 요금제를 많이 팔았거나 유료 서비스 매출이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6일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실적을 놓고 "매출 기여도가 높은 휴대전화 가입자 기반 확대에 주력하면서 ARPU가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5% 요금할인으로 이통사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ARPU도 자연스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고가 요금제 확대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할인 폭이 커지는 만큼 아예 처음부터 비싼 요금제를 팔아서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영상 전략기획부문장은 "25% 요금할인으로 매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상위 요금제로 가입 비중을 늘려가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이통사도 비슷한 입장이지만, ARPU가 가장 높은 1위 통신사가 고객 부담이 큰 고가 요금제를 늘리겠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더욱이 SK텔레콤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장려금 차등을 통한 고가 요금제 유도 정책으로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추혜선 의원(정의당)이 공개한 SK텔레콤의 9월 지역영업본부 자료를 보면 저가 요금제(29요금제) 유치 비율 9% 이하를 목표로 잡았고, 밴드퍼펙트S(6만5천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에 장려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 의원은 당시 "고가 요금제 유도는 가계 통신비 인하를 추진하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고가 요금제 확대에 의욕적인 것과 달리 SK텔레콤은 정부가 통신비 절감 정책으로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실상은 막대한 매출 감소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1등 사업자에게는 위치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이 필요한데 국민의 통신비 부담에 아랑곳없이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겠다는 것"이라며 "통신사의 공적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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