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내진 성능 '규모 7.4'로 보강…"국내 유일"
한수원 '원전 안전대책'…"사고시 골든타임 확보…점검에 AI로봇 투입"
원전 정보 제공기구 '정보신뢰센터' 신설, 대국민 SMS 통보시스템 구축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신고리 원전 5·6호기 핵심 설비의 내진 성능이 규모 7.4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강화된다.
정부는 현재 국내 원전 24기의 내진 성능을 규모 6.5에서 규모 7.0으로 상향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공사가 재개된 신고리 5·6호기는 예외적으로 내진 성능을 더욱 보강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위험한 시설 점검에 AI(인공지능) 로봇을 투입해 근무자의 안전성을 높이는 안도 마련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계기로 이 같은 내용의 '원전 안전 건설·운영 대책'을 마련했다고 7일 발표했다.
한수원은 공론화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원전 안전 관련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신고리 5·6호기를 세계 최고의 원전으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가동 중인 원전의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원전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3대 추진 방향과 16개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신고리 5·6호기는 원자로 제어 등을 위한 안전 핵심 설비의 내진 성능을 규모 7.0에서 규모 7.4로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원전 가운데 규모 7.4 수준으로 내진 성능이 보강되는 곳은 신고리 5·6호기가 유일하다.
이렇게 되면 내진 설곗값인 최대지반가속도(g) 수치도 0.3g에서 0.5g로 강화된다. 최대지반가속도는 진앙에서 발생한 규모가 아니라 원전부지에서 감지되는 실제 지진력을 뜻한다.
또 다수 호기 관련 안전성 평가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국내 원전에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3D 및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한 사이버 발전소 구축, 시민참관단 운영 등도 신고리 5·6호기 건설 과정에서 도입된다.
기존 원전의 안전성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는 '핵연료 내구성 두 배 강화' 등이 추진된다. 한수원은 이를 통해 사고 발생 시 진행을 최대 5시간 지연시켜 골든타임을 더 확보할 방침이다.
고온·고방사선 구역 점검, 수중 현장 점검 등 사람이 수행하기 어려운 업무를 AI 로봇이 대신하게 하는 안도 마련된다. 현장 근무자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원전 핵심 설비의 센서를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 사전 예방 정비를 시행하고 20년 이상 운영한 원전의 핵심 설비를 교체하는 작업도 추진된다.
원전 정보도 더욱 투명하게 공개된다.
한수원은 원전 정보 제공기구인 '정보신뢰센터'를 신설하고, 원전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정보를 원하는 국민 모두에게 문자메시지(SMS)로 즉시 통보하는 시스템도 갖춘다.
국민이 원전 관련 궁금 사항을 물어볼 수 있는 국민제언 게시판도 운영하고, 지난 6월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의 주요 시설을 국민에게 개방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민주적인 공론화 절차를 통해 건설 재개의 기회를 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감사한 마음으로 더욱 투명하고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결정에 따라 지난달 25일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 일시중단에 따른 손실 비용은 협력회사와 협의해 조속히 보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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