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만난 러 로비스트 "러시아제재법 개정 언질받았다"
베셀니츠카야 "트럼프가 '권력 잡으면 뭘 할지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지난해 대선 기간에 만난 러시아 로비스트가 당시 회동에서 트럼프 주니어로부터 대(對)러시아 제재법을 개정하겠다는 언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 여성 변호사로 정관계 로비스트인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는 지난해 6월 민주당 측 재정 지원자들이 세금을 포탈하고 러시아 제재법인 '마그니츠키법'을 강화하려고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에게 알려주려고 뉴욕에 갔다고 주장했다.
베셀니츠카야는 "(6월 회동에서) 트럼프 주니어는 '우리가 권력을 잡으면 이 문제를 다시 꺼내 무엇을 할지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내통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트럼프 주니어는 앞서 지난 7월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대선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정보를 준다는 약속을 받고 지난해 6월 9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변호사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고 시인한 바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그러나 당시 회동이 상대 후보의 적격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들어보려 한 것일 뿐 러시아 내통 의혹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으며 유용한 정보도 얻지 못했다고 강조했었다.
베셀니츠카야는 당시 회동에 대해 자신은 로비스트로서 마그니츠키법 폐지를 논의하러 갔을 뿐 러시아 정부는 회동과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당시 회동에는 트럼프 주니어 외에도 우크라이나 로비 혐의로 최근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된 폴 매너포트 당시 선대본부장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도 동석했고, 러시아 측에서는 베셀니츠카야와 소련 정보요원 출신 리나트 아흐메트쉰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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