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석방된 푸지데몬 "스페인은 비민주적 국가" 비판
"구속된 8명 전직 장관, 보석금 없이 석방해야" 요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스페인 정부로부터 송환요구를 받고 있으나 벨기에 법원으로부터 일단 조건부로 석방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6일 스페인 법원이 전직 카탈루냐 장관 8명을 구속한 데 대해 스페인을 비민주적 국가라고 비판했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전날 전직 카탈루냐 자치정부 장관 4명과 함께 스페인으로의 송환 여부 결정을 위한 벨기에 법원의 심리를 위해 사법당국에 자진 출두했다가 벨기에 법원으로부터 벨기에를 떠나지 않고 향후 재판에 출석한다는 조건 아래 석방된 뒤 이날 처음으로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트위터 글에서 "(구속한 8명의 전직 장관을) 보석없이 석방하라"면서 "우리는 민주적인 기준과 거리가 먼 국가에 의해 부당하게 수감된 동료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 법원은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추진한 자치정부의 전직 장관 9명을 체포해 8명은 구속하고, 거액의 보석금을 낸 1명은 석방했다.
또 스페인 법원은 푸지데몬 전 수반을 비롯해 벨기에로 피신한 전직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부 5명이 소환에 응하지 않자 반역, 선동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해 벨기에 정부에 이들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다.
벨기에 법원은 푸지몬트 전 수반을 비롯해 5명에 대해 15일 이내에 스페인 송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법원이 송환을 결정할 경우 이들은 상급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한편,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외교장관은 푸지데몬 전 수반에 대한 스페인 송환문제와 관련해 한때 벨기에에서 독립을 요구했던 플란더스 지방 출신의 일부 장관들이 스페인 정부를 비판하자 이는 정치인들이 다룰 문제가 아니라 법적인 문제라고 강조하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레인더스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벨기에 법원과 스페인 법원이 자신들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푸지데몬 전 수반과 전직 장관 4명은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에 대한 직접 통치와 이들에 대한 공직 박탈을 결정하자 벨기에로 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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