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고 올리려고 북한해역 안 50마일 침범해 불법 조업했다"

입력 2017-11-06 17:06
"어획고 올리려고 북한해역 안 50마일 침범해 불법 조업했다"

"나포 전까지 한일중간수역 조업" 허위보고…흥진호 선장·선주 수산업법 위반 입건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북한 경비정에 붙잡혀 6일간 억류됐다 풀려난 '391 흥진호'가 고의로 북한해역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6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흥진호 선장과 선원 9명을 상대로 3차 조사한 결과 선장 A 씨가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고의로 북한해역으로 50마일(약 92㎞)까지 침범해 불법조업한 사실을 인정했다.

선장은 1·2차 조사에서 "정상적으로 한일 중간수역인 대화퇴어장에서 조업하다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다"며 불법조업을 부인했다.

해경 조사에서 흥진호는 지난 10월 16일 울릉도를 출항해 17일 한일 중간수역에서 조업했으나 복어가 1마리밖에 잡히지 않자 18일부터 중간수역 북서 측 끝단으로 이동해 어탐 활동을 한 결과 북한해역으로 갈수록 어군이 많은 것을 확인했다.

이에 18일 오전 5시부터 고의로 북한해역을 침범해 중간수역 경계에서 북한 측으로 약 50마일까지 들어가 조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장 A 씨는 18일부터 흥진호가 나포되기 전 20일까지 어업정보통신국에 한일 중간수역에서 정상 조업한다고 허위로 위치보고를 했다.

게다가 19일 오후에는 설치해 둔 어구 150통 가운데 50통가량 절단된 것을 알고 근처에 있던 북한 어선에 2m∼3m까지 접근해 위협하며 마이크로 항의한 사실도 확인했다.

흥진호는 21일 오전 0시 30분께 조업을 하다 중국어선과 비슷한 모양의 북한 경비정이 사이렌을 울리며 접근하자 1시간가량 도주하다 오전 1시 30분께 나포됐다.

선장 A 씨는 도주 당시 북한 경비정이 충돌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해 경황이 없었고 북한해역에서 불법조업 처벌이 두려워 해경이나 어업정보통신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해경은 현재 선장 A 씨를 수산업법(월선 조업) 위반 혐의로 입건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

또 선박 실소유주인 전 선장 B 씨도 흥진호 위치를 허위로 보고해 해경 구조세력(함정·항공기)들 정당한 업무를 방해했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흥진호에는 GPS 플로터(내비게이션 기능) 2대와 선박위치식별장비인 AIS, V-PASS, 단거리 통신기 VHF 2대, 장거리 통신기 SSB 2대, 위성전화 1대가 있으나 출항 당시 AIS와 VHF 2대, SSB 2대는 모두 꺼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흥진호가 나포되기 전까지 GPS 플로터 전원을 끄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확인을 위해 모든 장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