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일본전, 가장 컨디션 좋은 선발 투입"

입력 2017-11-06 15:57
선동열 감독 "일본전, 가장 컨디션 좋은 선발 투입"

"시즌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컨디션 보고 결정하겠다"

선발 2번 등판 없다…"젊은 투수 고장나게 할 일 있냐"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선동열(54)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첫 경기이자 숙명의 한·일전에 대표팀 선발 후보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쓰겠다고 선언했다.

선 감독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둘째 날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 마운드 운용 계획을 소개했다.

대원칙은 정규시즌의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를 우선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단기전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써야지 좋은 결과가 나온다. 정규시즌 성적만 믿고 썼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단 투수진의 컨디션을 살펴야 하기에 선발 등판 순서도 정하지 않았다.

현재 대표팀에는 박세웅(롯데), 임기영(KIA), 장현식(NC), 김대현(LG), 함덕주(두산) 등의 선발 자원이 있다. 이 중 함덕주는 선발의 뒤를 받칠 두 번째 투수로 일찌감치 낙점됐다.

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16일), 대만(17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결승전은 19일 열린다.

선 감독은 "대회 들어가기 전까지는 확실히 정할 생각이지만 지금은 확답하기 어렵다"며 "다만 분명한 것은 대표팀에서 첫 번째, 두 번째로 좋은 투수가 차례로 일본, 대만전에 나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껄끄러운 일본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수월한 대만전 승리에 비중을 두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지만 선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가장 컨디션 좋은 투수가 일본전에 등판한다"고 힘줘 말했다.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의 일본전 선발 등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선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에 이전만큼 옆구리 투수가 많지 않다. 선발로 뛰는 투수는 거의 없고, 불펜으로 뛰는 선수들도 많지 않다"며 "일본 타자들이 임기영의 스타일을 생소하게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만약 결승까지 진출할 때는 예선에 등판하지 않은, 다른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메달이 걸려 있는 것도 아닌데, 젊은 투수들을 고장 나게 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1∼2이닝만 던졌다면 또 한 번 던지게 할 수도 있지만 3이닝 이상 던졌다면 다시 등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전승이 목표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치며 "아니다. 좋은 시합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대표팀은 8일과 10일 오후 2시 넥센 히어로즈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르고, 12일 오후 6시에는 경찰야구단과 연습경기를 벌일 예정이다.

선 감독은 "8일에는 박세웅이, 10일에는 임기영과 장현식이 함께 나가고, 그리고 12일에는 김대현이 선발 등판한다"고 밝혔다.

3차례 연습경기에서는 대표팀 선수끼리 맞붙는 풍경도 연출될 예정이다.

선동열 감독은 "우리 타자들도 빠른 공에 대비해야 한다"며 "넥센과 경찰야구단에 양해를 구해 대표팀 투수가 대표팀 타자를 상대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고 설명했다.

선 감독이 전한 바로는 일본 대표팀 투수 엔트리 12명 중에서 150㎞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9명에 이른다.

넥센과 경찰야구단에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가 적어 대표팀 투수를 통해 타자들의 빠른 볼 대처 능력을 키운다는 구상인 셈이다.

선 감독은 "이번 대회 회의 때문에 일본에 갔는데, 일본 언론들이 2015 프리미어 12 준결승전 패배 때문인지 예민해 있더라"며 "일본에서는 이번 대회를 친선경기가 아니라 빅매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와일드카드 3명을 썼겠느냐"고 했다.

그는 "처음 도쿄돔을 갔을 때는 세상에 이런 구장이 있구나 싶은 생각에 긴장이 확 되더라"며 "그런 구장에서 우리 젊은 선수들이 뛰면, 그것만으로도 정말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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