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자동차만 두 대째…양현종의 왼손, 2017년을 거머쥐다
한국시리즈·정규시즌 MVP에 최동원상까지 '독식'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양현종(29·KIA 타이거즈)은 6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고는 '한국에 남길 잘했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을지 모른다.
지난겨울 FA로 해외진출을 모색하던 양현종은 "KIA에서 동료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잔류를 선언했고, 이를 위해 1년 계약의 위험까지 감수했다.
야구선수의 미래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부상이나 부진은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온다.
양현종은 자칫하면 많은 걸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1년 계약이라는 모험 수를 던졌다.
그 보상은 손가락을 묵직하게 감싼 우승 반지와 수많은 꽃다발이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2차전 완봉승, 5차전 1점 차 세이브에 성공해 2경기 10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시리즈 MVP에 뽑혔다.
정규시즌 가장 뛰어난 선수를 뽑는 투표는 이미 지난달 6∼9일 KBO 리그 취재기자 107명의 투표로 완료했다.
정규시즌 20승 6패 193⅓이닝 평균자책점 3.44로 1995년 이상훈(LG 트윈스) 이후 22년 만에 '토종 20승'을 달성한 양현종은 최정(SK 와이번스)을 제치고 생애 첫 정규시즌 MVP의 영광을 차지했다.
특히 그는 사상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MVP'라는 이정표도 수립했다.
이는 선동열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도, 이승엽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선동열은 정규시즌 MVP를 3번 받았지만, 한국시리즈 MVP의 꿈은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
정규시즌 MVP 5번으로 이 부문 최다인 이승엽은 일본에서 돌아온 첫해인 2012년에야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쥐었다.
게다가 양현종은 KBO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의 올해 수상자로 뽑혀 11일 시상이 예정돼 있다.
한국시리즈 MVP에 이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까지 거머쥔 양현종은 올해만 벌써 '자동차 열쇠'를 두 개나 챙겼다.
앞서 한국시리즈 MVP 수상으로 기아자동차 스팅어를 받은 양현종은 이날 최우수선수 수상으로 다시 한 번 스팅어를 받았다.
2012년 이후 6년 연속 KBO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을 하는 기아자동차는 올해 올스타전과 한국시리즈, 정규시즌 MVP 수상자에게 모두 스팅어를 준비했다.
올스타전에서는 최정이 스팅어를 부상으로 가져갔고, 남은 두 대를 양현종이 모두 챙겼다.
여기에 최동원상 상금 2천만원까지 더하면, 양현종은 그 어느 해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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