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새 지도부 찾은 공산당 탄생지 방문객 급증(종합)
시진핑 심은 나무,'혁명 성지' 반열에 올라…상무위원 찾은 식당도 '대박'
(상하이·홍콩=연합뉴스) 정주호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위시한 중국의 새 지도부가 찾은 상하이(上海)의 공산당 '성지'(聖地)가 최근 중국인 사이에 인기 관광지로 떠올랐다.
6일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시 주석이 19기 상무위원 6명을 대동하고 공산당 제1차 전국대표대회 회지(會址)를 찾은 직후 방문객들과 주변 관광객들이 급증했다.
당장 다음날인 1일에는 평소보다 40% 늘어난 4천200명이 참관했고 이후로도 회지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크게 증가했다.
다른 '홍색' 성지도 인기 지역도 됐다. 상하이의 4차 당대회 기념관 쉬밍(徐明) 관장은 "예년에는 국경절 연휴가 끝나면 방문객이 계속 줄었는데 최근에는 300∼400명 단체 방문객이 하루 최소 10건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새로 임명된 지방정부 지도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리창(李强) 신임 상하이시 서기는 지난 3일 1차 당대회 개최지를 찾아 시 주석이 한 것처럼 입당 선서를 했다. 이들은 2차 당대회 개최지와 4차 당대회 기념관도 들렀다.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3차 당대회 개최지에는 지난 2일 정치국원으로 승진한 리시(李希)신임 광둥(廣東)성 서기가 현지 지도부를 이끌고 참관했다.
쑨즈강(孫志剛) 구이저우(貴州)성 신임 서기도 간부들을 대동하고 '홍군 열사릉'과 준이(遵義) 회의 개최지를 참관하고 입당 선서를 했다. 준이회의는 1935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최고지도자가 된 중앙정치국 확대회의를 말한다.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는 지난 1일 '19차 당대회 정신 선전강연단'을 맞아 시 주석의 1차 당대회 개최지 참관 소식을 전하며 그 뜻을 되새길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시 주석을 위시한 상무위원단은 지난달 31일 상하이 도심의 1차 당대회 개최지를 찾아 시 주석의 선창으로 오른 주먹을 들어올리고 "기율을 엄수하고 비밀을 지키며 당에 충성하겠다"라는 입당 선언문을 외쳤다.
이들은 당일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의 난후(南湖)도 방문했다. 난후는 1921년 7월23일 상하이에서 마오쩌둥 등 13명의 대표들이 참가한 제1차 당대회를 열었다가 도중에 발각되자 이동해 선상 회의를 속개한 곳이다.
이는 시 주석이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강조한 '초심(初心)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통해 창당 초기의 고난과 열정을 잊지 말자는 뜻을 내부적으로 되새기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 주석 등 7명의 상무위원들이 상하이에서 오찬을 함께 한 음식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상하이 푸저우(福州)로의 '라오반자이'(老半齋) 식당은 상무위원들이 함께 식사한 곳으로 인터넷에 알려진 뒤 '새 지도자들의 기(氣)를 받기 위한' 또다른 성지가 됐다고 한 중화권 매체가 전했다.
이 음식점은 1905년 설립된 화이양(淮揚) 요리 전문점으로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악평으로 영업정지 위기까지 갔다가 대대적인 내부 수리를 거쳐 문을 연 뒤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식당이다.
지난 2013년 12월 베이징의 한 서민 만두가게에 들러 '공직자의 검소한 생활' 메시지를 던졌던 시 주석은 신장개업한 이 오래된 음식점을 찾는 것으로 '신시대'와 '초심'이라는 두가지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이 심은 나무들 또한 '혁명 성지' 참관 열풍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18차 당 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 자리에 오른 직후 광둥(廣東)성 시찰에 나서 선전시 롄화산(蓮花山)에 위치한 덩샤오핑(鄧小平) 동상에 헌화하며 개혁개방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당시 동상 인근에 고산용(高山榕) 나무를 심었는데 최근 들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으면서 홍색 성지 반열에 올랐다.
전날 셰푸잔(謝伏瞻) 허난(河南)성 서기도 당 간부들을 이끌고 란카오(蘭考)현 간부학원을 찾아 8년 전에 시 주석이 손수 심은 오동나무 '시퉁'(習桐)을 참관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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