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저우샤오촨 "中 검은백조·회색코뿔소 경계" 당부

입력 2017-11-06 11:57
물러나는 저우샤오촨 "中 검은백조·회색코뿔소 경계" 당부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퇴임 예정인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앞으로 중국 금융의 경계 대상으로 '검은 백조'(black swan)와 '회색 코뿔소'(grey rhino)를 꼽았다.

저우 행장은 6일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올린 '시스템상의 금융위험 발생 방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금융영역의 잠재적 위험과 폐해가 누적되면서 취약성이 명확히 상승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검은 백조'는 예측이 어려운 돌발위험을 뜻하며 '회색 코뿔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면서도 실제로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간과되는 위험 요인을 의미한다.

저우 행장은 총제적으로 중국 금융의 형세는 양호해 보이지만 현재, 그리고 앞으로 일정기간내 중국 금융영역에서 리스크가 찾아올 것이라며 위기는 다면적이고, 은밀하며, 복잡, 돌발, 전염, 위해성이 강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거시 측면의 높은 금융 부채율과 유동성 위험, 미시 측면의 불량대출, 기업채 디폴트 같은 금융기관 신용도 위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그림자금융'과 불법 금융범죄 등 3가지를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그동안 중국경제에 잠복된 회색 코뿔소 요인도 '그림자금융'과 기업 부채, 부동산 버블이 주요하게 꼽혀왔다.

저우 행장은 "현재 잠복된 금융리스크는 실물경제의 구조적 균형 상실과 과도전환기 통제, 금융기업 관리, 대외개방 수준 미흡, 감독관리 체계 결함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의 개혁·개방을 추진해 금융관리 제도를 완비하고 정확한 방향 설정으로 근본과 지엽을 동시에 대처해야 리스크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식발행 제도 개혁, 외환관리 통제 완화, 위안화 국제화 추진, 안정 체계적인 자본 태환 등을 향후 과제로 꼽기도 했다.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즈음해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우 행장은 2002년부터 15년간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해 중국은 물론 G20(주요 20개국)에서도 역대 최장수 중앙은행 총재로 꼽힌다.

후임 인민은행장으로는 장차오량(蔣超良·59) 후베이(湖北)성 서기와 궈수칭(郭樹淸·60)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주석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류스위(劉士余)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이 장차오량 후임으로 후베이성 서기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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